은퇴경기 ‘여유 주법’ 볼거리
콜먼 등 대항마 도전장 내밀어

▲ 5일(한국시간) 우사인 볼트(가운데)가 자신의 은퇴무대인 제16회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사진은 지난 7월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허큘리스 EBS 미팅 남자 100m에서 우승한 뒤 치어리더와 번개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1m96㎝의 큰 키를 이용해 성큼성큼 44~45보 정도를 내디디면 ‘마지막 축제’가 끝난다.

볼트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는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나면 은퇴한다.

이번 대회에는 100m와 400m 계주만 뛴다. 200m는 참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개인 종목’인 100m 경기에 관심이 쏠린다.

볼트는 5일 오전 4시20분 100m 예선을 치르고 6일 오전 3시5분 준결승, 오전 5시45분에 결승전을 치른다.

예선, 준결승에서는 피니쉬라인 30여m를 앞두고 속도를 확 낮추는 볼트만의 ‘여유’가 볼거리다. 그리고 결승에서는 볼트가 마지막으로 100m에서 전력 질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9초6대를 뛰던 2012년까지만 해도 볼트는 41~42보에 100m를 뛰었다.

전성기가 지나고, 만성적인 허벅지 통증을 앓는 지금은 44~45보에 100m를 뛴다. 사실 44~45보도 다른 세계 정상급 선수보다 2보 정도 적다.

볼트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9초7대를 뛰면 우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했다.

볼트 대항마들에게도 런던 대회는 특별하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서 수없이 볼트에게 도전했지만, 매번 무너졌던 저스틴 개틀린(35·미국)은 “볼트는 위대한 육상 선수다. 그에게 도전하는 건 육체적으로는 물론 심정적으로도 힘든 일”이라고 토로하면서도 “마지막으로 다시 도전한다”고 했다.

현지 언론이 또 다른 볼트 대항마로 꼽힌 안드레 드 그라세(23·캐나다)는 허벅지 부상으로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미국이 주목하는 젊은 스프린터 크리스티안 콜먼(21·미국)도 올 시즌 100m 세계 랭킹 1위(9초82) 타이틀을 안고 볼트 앞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여전히 볼트가 우승후보 1순위다.

볼트는 100m 결승전이 끝나면 세계선수권 역대 최다 메달 공동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100m, 200m, 400m 계주 금메달을 독식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200m와 400m 계주 금메달을 따냈다. ‘성장기’였던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 남자 200m와 400m 계주에서 은메달 2개를 손에 넣기도 했다.

현재 세계선수권 메달 13개를 쥐고 있는 볼트는 100m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멀린 오티의 최다 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볼트가 100m에서 무난하게 금메달을 따면 13일 오전 5시50분 열리는 400m 계주에서도 기분 좋게 마지막 전력 질주를 펼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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