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트레커의 로망 몽블랑 다녀와
영남알프스도 다양한 활용 모색해
사계절 손꼽히는 명소로 가꿨으면

▲ 성인수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건축학부 교수

많은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 올라 있을 ‘몽블랑’과 ‘샤모니’. 나이 든 동료 교수들과 동문 등 12명 한 팀으로 7월4~15일 ‘몽블랑 트레킹’을 다녀왔다. ‘구름 위를 타박타박 알프스를 걷다’ 선전문구가 요란하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 중에 속하는 ‘세계 트레커의 로망’인 곳이기도 하다.

남서쪽 지중해의 제노바 만에서 북동쪽의 빈까지 1200㎞의 활 모양으로 뻗어 있는 알프스 산맥은 서부 알프스, 중부 알프스, 동부 알프스로 나누어진 여러 개의 산맥들로 이루어져 있다. 서부 알프스에 속하는 몽블랑은, 산의 높이 4808.73m로 유럽 알프스 산맥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눈 덮인 ‘하얀 산’은 프랑스어로 ‘몽 블랑’(Mont Blanc), 이탈리아어로 ‘몬테 비안코’(Monte Bianco)다. 러시아 근처 5642m의 옐브루스산이 유럽에서 가장 높다.

몽블랑은 실제로 하나의 봉우리가 아니라 길이 40㎞, 폭 10㎞의 ‘산괴’로 큰 골짜기로 둘러싸여 산맥에서 독립된 산지이다. 세계 여러 사람들이 와서 걷고 있었다. 6일간 트레킹하면서 인상 깊은 곳을 많이 만났다. 달력에서 보던 초원이, 계곡이, 산자락이, 빙하가, 설원이, 들꽃이 겹겹이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 준비 부족은 아닌지 걱정이 됐으나 산악경찰이면서 휴가 중 등산 가이드로 나선 호돌프가 제일 늦게 걷는 사람을 기준으로 정석대로 안내해 주어 큰 어려움 없이 무사히 일정을 마무리했다.

스키하면 캐나다의 휘슬러(Whistler)나 밴프(Banff)를 떠올리지만, 훨씬 멋진 슬로프와 거대한 스키장 규모를 한 번 맛보면 스키는 프랑스라고 외친다. 샤모니는 몽블랑 산 기슭에 자리한 코뮌으로 인구가 10년 전 보다 줄어 9042명(2008년)이다. 1924년 동계 올림픽과 1960년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이곳에서 열렸다. 유럽의 가장 유명한 겨울 스키 지역이고 여름 쿠르마유르는 생생한 산의 경치로 연중 계속되는 하이킹 명소로 자리 잡혔다.

울산에는 속칭 ‘영남알프스’가 있다. 최근에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알프스리’로 정식 지명을 갖게 됐다. 필자는 몽블랑을 걸으면서 울주군의 산을 샤모니처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생각했다. 눈은 적게 내려도, 4계절 활용방법은 있을 것이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중심으로 산악문화센터, 국제클라이밍센터, 영화관, 폭포와 광장을 만들었으며, 입체영상관이 공사 중이고 케이블카 설치도 추진 중이다.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제8회 울주오디세이를 준비하고 있다. 웰컴센터에 연결하는 기간시설에 사업비를 투자했고, 문화와 축제를 통하여 가시적인 것을 드러내는 게 목표였을 것이다.

샤모니에서 미취학 어린이들이 등산화를 신고 귀여운 배낭을 멘 모습, 학생들의 모습과, 우리 학생들의 휴대폰에 빠진 자세가 비교되었다. 미래 국가의 체력을 담당할 청소년들의 기개를 펴도록 해야 하리라. 몽블랑에서 자전거를 많이 보았다. 자전거로 330km를 일주하며, 고저 8km를 오르내리는 ‘2017 뚜르드몽블랑 싸이클로’­7월15일 새벽 5시 출발하여 15시30분에 도착하고 16시에 파스타 파티로 마무리하는 자전거 경주와 축제가 있었다. 자전거를 지고 산에 오르고, 언덕길을 내리 달리는 청년들이 있었다. 여름에는 스키 리프트에 자전거와 오른다. 등산로 옆에는 다른 회전각도로 만들어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다. 버스는 뒤쪽 반이 자전거를 싣는 칸이다.

울주도 레저·스포츠와 산악을 결합시켜 레저스포츠길(산악자전거경기장 등)을 적극적으로 만들 때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 제22조의2 ‘숲길의 종류’에는 등산로, 트레킹길, 둘레길, 트레일, 레저스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숲길 등이 있다. 울산시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고, 시민들은 모든 숲길을 수용할 것이다. 삼림청에 등록된 것은, 숲길 3곳과 둘레길 2곳뿐이다. 울산, 울주의 둘레길­하늘 억새길, 영남알프스 둘레길도 널리 알려야 할 것이다.

성인수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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