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항공사 사우디아항공이 엄격한 기내 드레스 코드(복장 규정)를 요구해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수니파의 보수적인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중동의 부자 나라 사우디가 항공기 내에서 까다로운 드레스 코드를 적용하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런 드레스 코드가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9일 전했다.

사우디는 이슬람 근본주의 사상인 ‘와하비즘’(Wahhabism)을 근거로 여성의 권리를 엄격히 제한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사우디아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기내에서는 남에게 불편함이나 혐오스러움을 주는 복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의 경우 다리를 노출해서는 안 되며 너무 타이트하거나 너무 얇은 옷을 입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남성은 다리가 드러나는 반바지 차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우디 현지 신문 ‘마카’가 사우디 관광보건부장관을 지낸 알리 알 감디에게 이런 항공사 드레스 코드가 어떤지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기내 드레스 코드는 모든 나라의 항공사에서 다양한 수준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SNS에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남성은 기내에서 알코올을 제공하지 않고 승객들에게 기도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긍정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다른 남성은 드레스 코드에 찬성한다고 했다.

이에 반해 몇몇 승객들은 항공기 이륙 전까지 그런 드레스 코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공항에서 새 옷을 사야 하는 것과 경우에 따라서 탑승을 취소해야 하는 데 대해 불편함을 느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한 여성은 트윗에 사우디 항공사가 승객의 드레스 코드까지 통제하면서 어떻게 외국 여행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여성은 이런 드레스 코드는 항공기 승무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드레스 코드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사우디아항공 승객은 반바지를 입은 승객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몇몇은 사우디아항공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조치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항공권을 구입한 이상 승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시사평론가는 이런 드레스 코드를 ‘퇴보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사우디아항공 승객 모두가 무슬림은 아니다”면서 “이는 문제만 일으킬 뿐”이라고 말했다.

항공사가 승객들을 위한다면 여행을 막는 대신 다른 옷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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