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알미늄 이사직서도 물러나…한·일 롯데 모든 계열사 이사직서 퇴임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실권 없는 명예회장직만 유지…재벌 창업주 경영시대 공식적으로 끝나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롯데 계열사 중 마지막까지 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하던 롯데알미늄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1966년 롯데알미늄의 전신인 동방아루미공업을 세운 지 51년 만이다.

이로써 한일 롯데 계열사 중 신 총괄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곳은 한 곳도 남지 않게 됐다.

9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기타비상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신 총괄회장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신 총괄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임기는 이날 종료된다.

롯데 관계자는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1∼2년 전부터 임기가 만료된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왔다”며 “앞으로 그룹의 명예회장으로서 역할을 하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식적인 지위에 있지 않더라도 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인 ‘기업보국’을 계승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신 총괄회장의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과 협의해 창업주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알미늄 이사회가 신 총괄회장의 이사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그가 95세의 고령이어서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최근 대법원이 신 총괄회장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하도록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에 따르면 한정후견인인 사단법인 선은 신 총괄회장이 경영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무를 보는 대가로 급여를 반복적으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등기임원과 같은 상법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5월에는 롯데자이언츠 등기이사직도 내려놓는 등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롯데그룹의 모태이자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2선 퇴임을 공식화했다.

이번에 마지막 남았던 롯데알미늄 이사직마저 물러나면서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롯데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한 지 약 70년 만에 롯데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는 최근까지 국내 주요 재벌그룹 중 거의 유일하게 창업주가 경영을 이끌어 왔다”며 “신 총괄회장이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바야흐로 2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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