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가가 불화에 빠진 고위 관료 부부의 ‘진흙탕 싸움’을 놓고 시끄럽다.

안드레스 바우티스타 필리핀 선거관리위원장의 부인이 남편을 부패 관리라고 비난하고 바우티스타 위원장은 자신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모함이라고 반박하는 등 ‘막장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 바우티스타 필리핀 선거관리위원장의 부인 파트리시아.

1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우티스타 위원장의 부인 파트리시아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집에서 남편의 통장들과 수표, 부동산 서류 등을 발견했다며 남편의 재산 규모가 약 10억 페소(225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파트리시아는 이를 놓고 남편이 지난해 공직자 재산 신고 때 밝힌 1억 7630만 페소(40억 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며 부정축재 의혹을 제기했다.

그녀는 바우티스타 위원장이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를 위해 특정 업체의 개표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우티스타 위원장은 부인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라며 그녀를 검찰에 고소했다.

바우티스타 위원장은 “17년간의 결혼 생활을 좋게 끝내려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내가 더 많은 돈을 요구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이 요구한 위자료가 6억 2000만 페소(139억 원)에 이른다며 결국 돈 문제 때문에 이번 일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바우티스타 위원장 부부는 2013년부터 별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태의 파장이 커지자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어떤 형태의 부패도 용서하지 않는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필리핀 상원과 법무부 소속 국가수사국(NBI)은 바우티스타 위원장 부부의 진실 공방을 조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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