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게이머 겸 방송진행자를 찾아가 죽이겠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네티즌들이 발칵 뒤집혔다.
한 인기 유튜브BJ가 자신의 방송에서 “20만원 후원이 들어오면 ‘갓건배’를 죽이겠다”고 말했고 실제로 20만원 후원을 받았다. 그 직후 “갓건배 이 XXXX 저거 공약대로 제가 갓건배를 죽이러 가겠다”며 살인을 예고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남성의 살인 협박에 영상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 역시 “저 X 죽여라” “뚝배기 깨고 오면 너 후원한다” “저 XXX 찔러죽이자” “죽이고 오면 넌 영웅이다”등의 발언을 하며 살인을 부추기거나 동조하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 BJ는 이후 ‘갓건배 집 가는길’ 영상을 올리며 “혹시 모르니까 도망가려면 가라. 실제로 만나면 저한테 죽을 수 있다”고 한 번 더 죽이겠다는 협박을 했다. 이 BJ는 갓건배가 “6·25전쟁을 비하했기 때문”에 그를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갓건배는 과거 방송에서 키가 작은 남성들을 가리켜 “아픈 애인가 싶고… 옛날 6·25 전쟁 났을 때 다리 잘린 건가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갓건배’는 온라인 게임 여성 게이머이자 게임 방송 진행자이다. 이 여성은 여성 게이머들이 남성 게이머들로부터 여성이란 이유로 성회롱을 당하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듣는 것에 대한 ‘미러링’으로 남성 게이머들을 똑같이 모욕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갓건배’는 여성 게이머들과 여성 유튜브 구독자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 그동안 여성이란 이유로 당한 성희롱과 모욕, 설움을 ‘갓건배’가 대신 미러링으로 풀어주기 때문이다.
반면 이에 불만을 가진 남성들은 ‘여성혐오’를 ‘남성혐오’로 맞서며 모욕적인 발언을 하는 건 잘못됐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일부 남성들은 문제 제기를 넘어 ‘갓건배’의 정체를 파헤치겠다고 나섰다.
한 인기 남성 BJ 신모씨는 갓건배의 얼굴을 찾았다며 영상을 공개했으나 영상 속 여성이 갓건배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 남성 BJ가 영상 속 여성을 갓건배라고 단정한 것은 그저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외에도 몇 몇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갓건배의 신상이라며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개인 신상정보가 무차별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집주소부터 전화번호, 카카오톡 아이디까지 확인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애초에 유출 되서도 안 되는 개인 신상정보들이 무차별적으로 게재되고 있는 것.
개인신상정보 유출을 넘어 살인협박 동영상까지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발칵 뒤집혔다. 네티즌들은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경찰에 신고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
10일 오전부터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살인예고남_여혐유튜버_검거해’라는 해시태그가 인기 글로 올라온 상태이다.
한 네티즌은 “남성 게이머와 유튜버들이 여성에 대한 혐오 방송을 할 때 그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까? 반면 여성 게이머가 똑같이 미러링을 하자 공공연히 방송으로 살인 협박을 받는다. 이래도 여성혐오가 없는 사회인가?”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여성의 목숨이 이들에겐 방송 소재고 유흥거리다. 여성들은 이런 사회에 살고 있다. 방송 BJ뿐 아니라 방송을 보던 수백의 시청자들도 여성 게이머를 죽이라며 목청을 높이다 못해 온갖 가학적 방법을 제시하기까지 한다. 대한민국이 아니라 여혐민국이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10일 오후 1시 현재 해당 살인협박 동영상은 삭제된 상태이며 죽이겠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린 남성 BJ는 경기도 모처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파출소에 연행됐다.
경찰은 남성 BJ에 대해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조성 행위로 범칙금 5만원을 부과하고 귀가 시켰다.
파출소 관계자는 "형사과로 넘기기에는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시킨 후 귀가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BJ가 경범죄로 범칙금만 통고 받고 귀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여자 목숨값은 5만원”이라며 자조적인 목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논란이 일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