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동구 대송동 한식당 ‘정원분식’ 허정희씨

▲ 울산시 동구 대송동에서 ‘정원분식’을 운영하고 있는 허정희씨가 착한가격 메뉴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종업원으로 일하다 8년전 인수
보리밥·국수·칼국수 3000원
가격 저렴, 맛집으로도 입소문
2011년 ‘착한가격업소’ 지정
최소 10년이상 장사 이어갈것

울산 동구 대송동 대송시장 인근에서 한식당 ‘정원분식’을 운영하는 허정희(여·55)씨는 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8년 전인 지난 2009년부터 식당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옛날 주택을 개조해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외관 부터 특이한데다 저렴한 가격에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지난 2011년 착한가격업소에 지정됐다.

허씨가 처음부터 식당일을 시작한 것 아니었다. 대구가 고향인 허씨는 현대중공업에 일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31년전인 지난 1986년에 울산에 정착하게 됐다. 결혼하고 자녀들을 키우면서 가정주부로 지내던 그는 자녀들이 학교에 진학하면서 자녀들 교육과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일자리를 찾고 있던 중 우연히 정원분식에 식사를 하러 왔다가 인연이 닿아 11년 전인 2006년부터 종업원으로 일하게 됐다.

이후 처음 식당 문을 열었던 업주가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나빠져 2009년 허씨가 가게를 인수받아 영업하게 된지 햇수로 9년째다. 허씨는 가게를 새롭게 열면서 이전 업주에게 조리법을 전수받아 메뉴는 이전과 같이 하면서 자신만의 조리법도 개발해 지금의 음식 맛을 유지하고 있다.

허씨는 “당시 종업원으로 일할 때 늘 손님이 많다보니 ‘인수받아 운영하면 잘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가게를 넘겨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파가 한망에 5만원까지 오르는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보리밥, 잔치국수가 대표 메뉴인 허씨의 업소는 대부분 3000~5000원선으로 울산지역 평균 가격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보리밥뿐 아니라 고향인 대구에서 공수한 콩을 매일 직접 갈아만든 콩국수도 여름철 인기메뉴다.

허씨는 “친정 언니가 대구에서 농사를 짓고 있어 고춧가루나 콩 등을 고향에서 공수하고 있다.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매일 대송시장에서 장을 보고 마늘, 양파 등 재료도 국내산으로만 쓴다”고 말했다.

허씨는 12년째 정원분식에서 종업원과 업주로 일하고 있지만, 최근 동구 경기가 크게 나빠지면서 어느때보다 걱정이 늘었다. 그는 “우리 가게처럼 저렴한 음식점은 많이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데 요즘 손님이 너무 많이 줄어들었는데다 채소 등 재료비마저 계속 올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실제 허씨 업소에서 가장 많이 쓰는 채소 중 하나인 열무는 한단에 지난해에는 최고 5000원까지 거래됐지만, 올해는 현재 7000~8000원선에 판매돼 40% 이상 오른 상황이다.

물가가 크게 오르면 음식값을 유지하기 어렵지만, 경기도 어려운데다 착한가격업소로 물가안정에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가격도 선뜻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

허씨는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꾸준히 장사를 이어가고 싶다. 하루 빨리 동구 경기가 풀려서 손님들도 기분 좋게 식사하시고 장사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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