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청사에 길이 빛날 울산의 인물
박제상의 연이은 고구려와 왜에 대한 처절한 외교 활동 이면에는 당시의 국제정세와 역학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의립은 우리 역사에서 좀더 연구가 진행돼야 할 인물이다. 미국의 철강왕이 카네기이고, 한국의 철강왕이 박태준이라면, 이의립은 조선의 철강왕이라 할 만하다. 그는 일찍이 울산달천광산을 재개발해 우리나라 제철 역사의 큰 맥을 형성했다.
고려대몽항쟁기의 대장군 김취려는 외교력을 발휘해 몽고와 평화관계를 체결함으로써 나라와 백성을 보호했다.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은 무장독립전쟁을 실행해 옮기려다 일제에 붙잡혀 38세의 나이에 순국했고, 이에 온 나라가 슬피 울었다.
평생 우리말을 보듬고 고난의 역사를 건넌 국어학자 최현배도 울산이 낳은 인물이다. 그는 해방 후 우리나라 어문정책의 큰 틀을 마련하는데 큰 기둥역할을 했다.
척추장애를 가졌던 서덕출은 쉼없는 문학활동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의 ‘봄편지’는 어둡고 답답하고 원통한 나날을 보내는 겨레에게 희망을 안겨준 노래였다.
고복수 역시 식민지 백성으로 태어나 ‘타향살이’와 같은 노래에 그 한을 실어 달래고 고달픈 민족을 위로했다.
소설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는 200여편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긴 뒤 1979년 자연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8명의 역사인물’에 포함되지는 못했으나 울산에는 고려초 박윤웅부터 역사적 흥미와 문학적 향기가 어우러진 인물이 상당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멀게는 최근 옥동~농소간 도로명으로 확정된 조선 최초의 통신사 충숙공 이예가 있고, 가깝게는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성장하는데 남다른 역할을 한 아산 정주영 등도 있다. 책 속에는 ‘여기에는 빠졌지만 청사에 빛날 울산의 인물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는 맺음말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정리=홍영진 기자 <울산을 한권에 담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