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국과수 합동 감식 결과
외부 요인 없던 것으로 파악
분석 마무리까지 일주일 소요

STX조선해양 선박 건조 현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본보 21일자 7, 8면), 해경 수사본부가 전기 스파크 때문에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과 창원해경으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21일 “화기 작업 등 폭발 사고에 영향을 줬을 만한 외부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탱크 내부에서 전기 스파크가 발생해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오후 1시까지 폭발 사고가 난 가로 7.3m, 세로 3.7m, 높이 10.5m 크기의 잔유(RO) 보관 탱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기관과 합동 감식을 한 뒤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감식 결과 탱크 안에서는 폭발 사고 안전을 위해 사용되는 방폭등 4개 중 유독 1개가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방폭등은 겉면이 깨져 램프 등이 노출된 상태였다.

폭발에도 나머지 3개는 멀쩡했기 때문에 수사본부는 방폭등이 파손되면서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겨 정밀 분석할 예정이다.

숨진 작업자들이 도장작업에 쓰던 스프레이건 2개 역시 국과수에 맡겨 발화 요인이 있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또 도장작업을 위한 작업등에 연결된 피복이나 가스를 빨아들이는 (환풍)팬 피복이 닳아 벗겨져 전기 스파크가 났을 경우도 고려하고 있다.

수사본부 측은 “방폭등 깨짐이나 피복 노후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식을 진행했다”며 “현재로는 탱크 내부 유증기와 스파크가 만나 사고로 이어졌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사본부는 유증기를 빼내는 환기 역할을 하는 팬 모양의 환풍기 4대가 당시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를 포함해 작업 환경과 안전 수칙 위반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감식 결과 분석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일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용노동부도 이날 현장감식에 이어 오전 11시부터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갔다. 특별근로감독은 2주간 진행된다.

감독반은 이번 사고를 포함해 최근 조선업종에서 발생한 사고요인 등을 감안해 화재·폭발 위험장소와 크레인 충돌 위험장소 등을 중점 점검한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에 대해 철저히 파악하고, 법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엄정하게 행정·사법 조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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