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저항하는 마약사범 사살” 재차 지시…유엔 보고관엔 욕설

▲ 필리핀에서 마약단속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10대 소년 장례식이 열린 지난 8월 26일 참가자들이 경찰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이는 모습.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이 본격적으로 벌어진다.

29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민사회단체들과 인권운동가, 전직 국회의원 등이 참여해 마약용의자 즉결처형 중단을 촉구하는 ‘폭정반대운동’(MAT) 단체를 결성했다.

이 단체의 주요 인사로 레네 사구이사그 전 상원의원, 네리 콜멘나레스 전 하원의원, 호세 마누엘 디오크노 인권변호사를 비롯해 대학교수, 언론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

MAT는 성명을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불법 마약과의 전쟁이 대부분 가난한 마약 투약자나 소규모 마약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며 “대통령이 인권을 무시하고 민주적 제도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단속을 벌이는 사법당국의 고의적인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45년이 되는 내달 21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유혈소탕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 대통령은 28일 ‘국가 영웅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의 범죄 용의자 불법 사살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도 강하게 저항하는 용의자는 사살하라고 재차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마약 소탕 방식을 비판하는 아그네스 칼라마르드 유엔 즉결처형 특별보고관을 향해 “개XX, 바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칼라마르드 특별보고관은 최근 필리핀에서 17세 고교생이 마약 단속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것과 관련, 트위터를 통해 이 소년의 죽음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유혈 마약 전쟁에서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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