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심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한여름 늘었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잠시 줄어들고, 추석연휴 이후 다시 늘어나는 질병이 있다. 바로 질염이다.

살면서 여성의 75% 이상이 경험한다는 질염. 너무 흔해서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방치하면 자궁이나 나팔관, 골반의 염증까지 불러 올 수 있고 그로인해 만성적인 통증, 난임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질염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질의 해부학적 위치가 항문과 가까워 감염되기 쉽기도 하고 , 면역력과도 연관이 있어서 체력이 떨어지거나 환절기 등 기온변화가 심할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에 흔하게 접하게 된다. 질염의 종류는 세균성질염, 트리코모나스질염, 캔디다질염 등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나뉜다. 질 분비물의 색이나 냄새, 가려움 등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인터넷에 질염이라는 단어만 쳐봐도 이런저런 설명과 사진, 치료법이 나열되는데, 가끔 이런 정보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 산부인과는 어려운 곳, 가기 싫은 곳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 그래선지 처음 질염 치료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은 증상이 생기고 한두 달씩 지난 경우가 많다. 대개는 병원에 오기 전까지 이런저런 치료법, 예를 들자면 여러 루트에서 보고 들은 치료법을 시도해 보고서야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질염은 전형적인 증상이 있어 쉽게 구분이 되기도 하고, 환경이 변하거나 면역력이 좋아지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사례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면역력이 좋아지면서 자연적으로 치료가 된 경우라면 참 다행이지만 증상만으로 구분하기 힘들고 이런저런 원인들이 혼재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한두 달, 때로는 얼마나 됐는지 기억도 잘 못하는 상태로 병원을 찾게된다. 또 하루에도 몇 번씩 비누나 세정제로 씻기, 질 세척 등 치료가 아니라 악화시키는 방법만 되풀이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질염은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정도면 나을 수 있다.

혼자서 끙끙대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만 검색하지 말고 제대로 된 산부인과 진료가 최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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