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결혼을 통해 맺어진 가족이란 이름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김혜현(가명)과 그의 가족을 쫓았다. SBS캡처.

 

2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김혜현’과 그의 가족을 쫓았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과 만난 제보자 정씨는 자신의 시부모와 남편이 도망을 갔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씨는 “수배중이래요. (남편이랑) 우리 시어머니라는 사람이랑”라며 “제가 알았던 모든 게 거짓이었던거죠”라고 밝혔다.

지난 5월 남편 박씨와 결혼한 제보자는 “5년전 남편을 처음 알게 됐고 특별한 인연 없이 지나갔다가 4년 전에 우연히 만나게 되며 연인이 됐다. 하지만 친정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하셨고 결국 무산됐다”며 “그런데 1년 전에 갑자기 남편 박씨와 시부모가 날 찾아왔다. 날 너무 아끼고 그래서 찾았다고 했다. 시어머니 김혜현은 눈물까지 글썽거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가 마치 친어머니처럼 그렇게 잘해줬다. 그리고 결혼 후에 이제 가족이니 재산을 불려주겠다고 해서 1억 2천만원이 든 통장을 넘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남편과 시부모가 사라진 직후 되찾은 통장에 남은 돈은 1200만원 남짓. 거기다 시부모와 남편은 일명 ‘슈퍼카’라 불리는 고급 외제차를 제보자의 명의로 대출을 받아 구매한 사실도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시부모가 온 가족이 함께 살기 위해 마련했다던 15억 상당의 아파트 역시 알고 보니 월세로 얻은 아파트인데다 그 명의마저도 제보자의 것이었던 것.

이날 방송에서는 제보자 외의 또 다른 피해자가 더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시부모가 지내던 안방에서 남편 박씨가 제보자 외에 다른 여성과 결혼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발견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 나섰고 그 결과 다른 피해자들이 여럿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어렵게 제작진과 인터뷰를 하게 된 2014년 피해자의 어머니는 “김혜현과 그 남편을 귀농 사이트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 모임을 하는데 돼지고기 20근을 사와서 사람들에게 구워줬다”며 “딸이 있다니까 자신도 아들이 있다며 만남을 주도했고 그렇게 몇 번 만나다가 애들을 결혼시키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그 집을 믿었던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사돈이 경찰이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들 사이에서 시어머니인 김혜현은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것으로, 시아버지 이씨는 경찰로 알려져 있었다. 한 피해자 어머니는 “김혜현이 하도 사기를 쳐서 결국 남편 이 씨가 경찰을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시아버지 이씨가 2000년경 당시 근무하던 파출소를 찾아내 방문했다. 시간이 오래 지났으나 이씨를 기억하는 동료는 “아주 착했다. 근데 그 부인 때문에 (일을 그만뒀다), 그 여자가 약간 사기 기질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피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많은 석연치 않은 상황들이 시어머니인 ‘김혜현’의 주도로 이뤄져 있었던 것. 거기다 김혜현에 의해 남편인 이씨는 정상적인 직장 마저 잃게 됐는데도 여전히 김혜현을 돕고 있다는 점에서 김혜현이 일을 주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박동현 사회심리학 박사는 “이 엄마가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가 그만큼 큰 것이다. 그래서 다들 그냥 이 엄마의 결정에 따라가는 게 편하니까 그렇게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