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문바위와 운곡폭포

▲ 운곡폭포. 40여m의 높이에서 그의 수직에 가까운 물줄기가 절벽에서 아래로 내리꽂힌다. 이 물줄기는 여름 장마철에는 밀양에서 울산으로 가는 국도 24호선에서도 그 모습이 보일정도로 물의 낙차가 크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폭포의 물줄기가 마치 구름처럼 보인다 하여 운곡폭포란 이름이 붙여졌다.

석골사-야촌마을-운곡마을-만방골 지나
계곡 따라 걷다보면 운곡폭포 나타나
좌 문바위 우 수리봉의 물 합수돼 폭포로
멀리서 구름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
운곡폭포 상단서 수리봉으로 오르다보면
한문 門자와 닮은 바위봉 문바위 우뚝

낙동정맥은 월성군 서면 아화리의 낮은 구릉을 넘어 영남알프스의 주봉인 가지산(加智山)에서 허리를 튼다. 그중 하나는 석남터널을 지나 배내봉과 능동산으로 이어지고, 다른 하나는 운문지맥을 형성하여 아랫재를 거처 운문산과 억산, 구만산으로 이어진다. 문바위는 억산에서 갈라지는 작은 분맥으로 사자바위를 거쳐 문바위와 북암산으로 이어지는 중간 기점에 위치하고 있는 거대한 바위다. 운곡폭포는 문바위의 동쪽사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깊은 협곡을 이루어 내면서 40여m의 높이의 크고 작은 폭포를 만들어낸다. 이 폭포는 여름 우기철에는 언양~밀양 간 국도에서도 보인다.

이번에 소개하는 운곡폭포와 문바위는 울산에서 석남사 방향 24번 국도를 따라 간다. 가지산터널을 지난 뒤 밀양시 산내면 남명리 삼거리에서 밀양방향으로 좌회전하여 5분정도 가다보면 원서리 석골사 표지석이 보인다.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 석골사 이정표도 있다. 이곳에서 석골사 방향으로 접어들면 제법 너른 공터가 있다. 다리를 건너기전 강둑(제방)을 따라 왼쪽으로 500여m 쯤 들어가면 운곡리 야촌마을이 나온다. 야촌마을 입구에서 오른쪽 동천을 가로 지르는 길이 50여m의 다리를 건너면 운곡마을이다.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작은 계곡이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계곡의 골짜기를 만방골이라 부른다. 대문옆으로 만방골로 오르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 운곡폭포 상단에서 바라본 풍경. 멀리 실혜봉이 보인다.

조금 뒤 북암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난다. 첫 번째 무덤을 지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계곡 방향으로 접어든다. 계곡을 따라 계곡치기를 하기도 하고 좌우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다보면 만방골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두 개의 커다란 바위가 버티고 서있는 곳에 도착한다. 이곳을 우회하여 10여분쯤 오르면 아담하면서도 고즈넉한 4단 형태의 폭포가 반겨준다. 이곳까지 대략 23분정도 걸린 셈이다. U자 협곡을 따라 내리는 물결은 한마디로 아름다움의 극치다. 수천수만 년을 이어져 오면서 닳고 연마된 매끄러운 반석위로 물길이 쉴 새 없이 하얀 거품을 토해낸다. 마치 그 모습은 학심이골의 비룡폭포를 닮았다.

▲ 운곡 제1폭포. 흐르는 물결이 마치 비룡의 꼬리를 닮았다.

첫 번째 폭포는 높이가 4m 정도의 와폭으로 10여m의 아담한 소(沼)에 닿고, 두 번째 폭포는 높이가 3m정도의 직폭이다. 폭포아래에는 마치 절구통모양의 작은 소도 있다. 또한 왼쪽의 비탈면에서 아래로 내려와 3폭포를 감상할 수도 있다. 세 번째 폭포 상류는 나뭇가지에 가려 그 모습을 완전히 볼 수가 없음이 아쉽다. 그러나 계곡을 따라 오르면 주 폭포인 운곡폭포를 한눈에 감상 할 수 있다. 운곡폭포는 평소에는 계곡물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여름 장마철 이라든지 비가 내린 후에는 수량이 풍부해 아주 멋있는 풍경을 제공해준다. 40여m의 높이에서 그의 수직에 가까운 물줄기가 절벽에서 아래로 내리꽂힌다. 이 물줄기는 여름 장마철에는 밀양에서 울산으로 가는 국도 24호선에서도 그 모습이 보일정도로 물의 낙차가 크다.

3단으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폭포를 뒤로 하고 운곡폭포 상단으로 가려면 왼쪽 바위 암벽을 올라야한다. 부처손이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는 바위암벽을 조심스럽게 오르면 오른쪽 발아래는 온몸이 아찔할 정도의 V자 협곡이 눈 이래 펼쳐진다. 이번 산행 코스 중 가장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다. 5~6분 뒤 운곡폭포 상단에 오른다.

▲ 운곡폭포 상단의 어디서 굴러 온지 알 수 없는 위태한 공 모양 바위.

폭포의 상류에는 어디에서 굴러 내려 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위태롭게 놓여있어 조금만 힘을 보태면 금방이라도 아래로 굴러 떨어질 것 같다. 또한 운곡폭포 상류에서 바라다 보이는 만방골, 실혜봉에서 정승봉으로 이어지는 산마루는 너무나 아름답다. 옛날 사람들은 이 골짜기를 운곡방골(雲谷方骨)이라 했다. 즉 구름이 골짜기를 받힌다는 뜻으로 운곡좌골(북암산과 문바위)과 운곡우골(수리봉)의 물이 합수되어 운곡폭포를 만들어내고, 그 모습이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폭포의 물줄기가 마치 구름처럼 보인다 하여 붙어진 이름이다.

문득 당나라 때 어느 이름 모를 시인의 시(詩) 한 소절이 내 곁을 스치듯 지나간다.

평생불도처 (平生不到處) 한평생 보지 못한 곳
낙일독행시 (落日獨行時) 해질 무렵 혼자 걷네.

나에게도 그런 길이 나타나 하루해가 저무는 그 때 세상의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지나온 그 길을 회상할 수 있을까?

▲ 야촌마을 동천에서 바라본 문바위와 만방골의 경관.

운곡폭포 상단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떠 올려본다. 이곳에서 산행을 계속 이어가려면 수리봉이나 문바위 방향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계곡 옆 등산로를 따라 조금만 오르면 또 작은 폭포가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옛 집터인 듯 석축도 보인다. 이곳을 기점으로 좌측의 북암산, 오른쪽 수리봉의 물줄기가 문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합수되는 지점이다.

계곡을 따라 오른다. 조금 뒤 수리봉 갈림길을 만난다. 진행방향(계곡방향 직진)은 문바위로 향하는 등로이고, 오른쪽은 수리봉 방향이다. 소나무가 울창한 능선을 따라 오르다보면 오래된 듯 한 무덤 1기를 만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계속 오르다보면 수리봉안부에 닿는다. 또한 이 등로는 문바위와 사자봉, 억산으로 이어지고 이곳에서 문바위 안부 까지는 30~40분이면 도착한다.

문바위(884m)는 독립된 거대한 바위봉이다. 이 바위능선을 기점으로 동쪽으로는 밀양시 산내면 운곡리 이고, 서쪽은 밀양시 산내면 가인리의 경계를 이룬다. 또한 억산에서 갈라지는 사자바위와 북암산과 수리봉 사이의 바위 암릉은 설악산의 천불동의 바위능선을 닮았다.

▲ 진희영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문바위는 멀리서 바라보면 한문의 문(門)자를 닮았다. 정상에 올라서면 정상표지석이 외로이 서있다. 그러나 외롭지 않다. 한마디로 영남알프스서 서쪽사면을 모두 조망 할 수 있는 일망무제(一望無際)다. 가까이로는 사자봉, 억산의 모습이 걸출하고 그 뒤로 뻗어있는 운문산과 가지산이 수려하고, 동쪽으로는 천황산, 능동산이 남쪽으로는 실혜산과 정승봉, 승학산이 한눈에 조망되고, 서쪽으로는 구만산, 육화산, 낙화산도 조망이 되고, 북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이름 모를 산들의 산 그리메(그림자)는 너무나 아름답다. 못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옮기려면 하산 길을 잘 선택해야한다. 문바위 서쪽은 가인계곡이 있고, 북쪽으로는 수리봉과 억산과 운문산으로 이어지고, 남쪽은 북암산, 인골산장으로 이어진다. 만약 가지고 온 차를 감안 한다면 원점산행이 좋을 것 같다. 진희영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산행 경로
야촌마을-운곡-운곡 1폭포-운곡 2폭포-수리봉 갈림길-문바위, 사자바위-갈림길-문바위

◇찾아가는 길(코스)
△승용차: 울산-석남사-밀양 남명초등학교-석골사입구-야촌마을-운곡마을
△시외버스: 울산시외버스-석남사행 버스이용-밀양 방면 시외버스-야촌마을 버스정류장 하차-야촌마을-운곡마을

◇주변 먹을거리
△도시락 지참이 필수 △인골산장: 버무린 오리불고기, 백숙이 별미 △시인과 촌장: 비빔밥, 항아리수제비, 전통차, 장떡, 민속주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