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뿌리’ 두 정당, 텃밭 민심 두고 치열한 신경전

 

與 “모든 지자체 SOC예산 축소…지역감정 조장은 적폐”
국민의당 “예산홀대는 명백한 배신”…安, 연일 대여공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7일 이른바 ‘호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홀대론’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당은 정부의 호남 SOC 예산 삭감이 지역차별이라고 비판했고,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지역 SOC 예산도 함께 삭감됐음에도 국민의당이 정략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한다고 응수했다.

특히 두 정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을 놓고, 지지율 우위를 유지하려는 민주당과 떠나간 지지층을 돌려세우려는 국민의당의 처지가 엇갈리면서 양측 간 신경전이 거칠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전날 광주에서 “정부의 호남 SOC 예산 삭감은 호남을 또 한 번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호남만 SOC 예산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 수도권·영남 등 모든 지자체에서 예산이 축소됐다”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알면서도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호남 홀대론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제는 지역 차별론, 홀대론 등 과거 방식의 지역감정 조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과 지역주민을 이간질해서 어떻게든 민주당의 지지도를 떨어뜨려 보겠다는 얄팍한 정치공세고 억지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개호 의원도 회의에서 국민의당의 주장을 ‘신(新)호남 홀대 프레임’으로 지칭한 뒤 “정부 SOC 예산은 23%가 준 반면 호남 SOC 예산은 16%가 삭감됐는데 호남 예산 홀대 운운하면서 민주당과 호남 지역민을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호남 SOC 예산을 삭감한 것은 호남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영남과 호남 예산이 2.5배, 7배까지 차이가 날 만큼 호남은 홀대받았다. 영호남 SOC 예산을 똑같이 삭감했다는 것은 호남에 차별이자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비판했다.

전날부터 호남에 머물고 있는 안 대표 역시 광주 송정역을 찾아 “호남 KTX의 눈물겨운 역사를 보는 것 같다”며 “3000억 원의 예산을 신청했는데 154억 원만 주겠다고 한다. 아예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취재진이 ‘여당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신 호남홀대론 프레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질문하자 “그 말을 (민주당에) 되돌려드리고 싶다. 책임이 있는 분들이 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받아쳤다.

박지원 전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영남의 경우 도담~영천 철도 2560억 원 등 신청도 하지 않은 예산 3000억 원을 포함시켰다. 귀신이 곡할 일”이라며 “누가 차별을 계속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엔 인사폭탄, 영남엔 예산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호남은 예산폭탄을 갈구한다”며 “이런 불공정 예산은 통과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 전 대표는 “대전-목포간 복선철도 건설에도 36년이 걸렸다. 굼벵이가 굴러서 이동해도 이 거리를 세 번 왕복할 시간”이라며 “용산-송정간 KTX도 36년을 기다려야 하나. 민주당은 입이 100개라도 할 말이 있나”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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