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친화정책 관심 높아지며 소액주주 무시 어려워져”

▲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성호 롯데소액주주모임 대표.

우리 증시에서 소액주주들의 권리 지키기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소형주 태양금속의 소액주주들이 동양그룹, 금호타이어 등의 소액주주들과 연대해 ‘전국상장법인 소액주주연합행동 연대’(전소연)를 결성한다.

전소연은 이달 말 세종시에서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소액주주운동을 조직화하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소연은 다른 상장사의 소액주주들까지 조직 범위를 확대해 소액주주를 위한 법 개정 등을 국회에 요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날 참여 의사를 밝힌 금호타이어의 소액주주 외에도 6∼7개 상장사가 연대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소연 측은 밝혔다.

전소연은 외부 회계감사인을 국가기관에서 지정할 수 있게 해 감사 실효성을 높이고, 대주주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해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이 상법에 담기도록 국회에 요구할 방침이다.

태양금속 소액주주운동을 이끈 노회현 씨는 “소액주주운동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조직이 만들어져도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소액주주들끼리 연대해 짜임새 있는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관리종목인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의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과 이사진을 신뢰할 수 없다며 1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소액주주연대총회’를 개최한다.

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하기 전에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사측에 분명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씨그널엔터는 2013년 이후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까지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씨그널엔터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이번 감자 역시 대주주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행위라며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소액주주연대총회 측은 총회 참여 의사를 밝힌 소액주주 지분율이 7%를 넘어섰다며 사측이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소액주주 측은 혹여라도 사측이 ‘물리력’으로 행사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경호업체까지 고용해 둔 상태다.

씨그널엔터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주주들은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는 빠져나가 차익을 시현하는 일이 있었다”며 “소액주주로서 더는 손실을 두고 볼 수 없어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경영 정상화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요구하고, 롯데그룹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소액주주들이 함께 뭉쳐 목소리를 내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확대되고 주주 친화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기업들도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무시하기는 어려워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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