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비대위장 수용의사 표명

통합론 경계…자강론 피력

지도체제 논의 13일 분수령

▲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진영의 한축인 바른정당이 새 지도체제 구성에 탄력을 붙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유승민 의원의 비상대책위원장 등판론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유 의원은 10일 “바른정당이 최대의 위기에 처한 지금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당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최근 이혜훈 전 대표가 금품수수 의혹으로 낙마한 뒤 유 의원이 지도부 공백을 메울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는다. 여기서 전진하면 우리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정도 결기도 없이 무슨 개혁보수를 해내겠느냐. 저는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유 의원이 자신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당내 권유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나 달콤한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뒷걸음쳐서야 되겠느냐. 허허벌판에 나와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라고 했다.

유 의원의 이같은 언급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에서 제기된 자유한국당 및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을 경계하면서 자강론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지난 겨울을 되돌아본다. 제가 동지들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한 초심은 지도에도 없는 새로운 길을 가보자는 것이었다. 대통령 탄핵과 대통령 선거만 생각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한편 당의 새로운 지도채제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총의를 빨리 모아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며 “일단 의원들 의견을 듣는 게 우선이다. 가닥이 잡히면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의원총회를 열 방침”이라고 했다. 조만간 최고위원 및 소속 의원들의 총의가 모일 경우 새 지도체제 구성 방식을 둘러싼 당내 논의의 분수령은 13일 예정된 국회의원·연석회의가 될 전망이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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