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한국민속학자대회 열려...

▲ 2017한국민속학자대회 개막식에서 허언욱 행정부시장과 국내외 민속학자 등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울산서 한국민속학자대회 열려
민속은 미래가치·문화자원 보고
울산 관련 연구 성과물도 소개
등록박물관 협력 강화 등 강조

올해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이 되는 해다. 성년이 된 울산이 도시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울산지역 민속 보존과 전승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제언이 나왔다. 국내외 저명 민속학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15~16일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17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공통된 의견이었다.

민속문화의 원형에는 민중의 힘, 생활의 힘, 전통의 힘이 응축돼 있다. 문제는 그 힘이 전통시대를 넘어 현대와 미래까지 관통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민속은 ‘오래된 미래’를 다루는 학문이다. 따라서 민속은 문화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의 미래적 가치이자 문화자원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김구한 울산대 교수는 ‘울산민속조사의 현황과 미래를 위한 제언’에서 섣부른 민속의 관광자원화는 민속의 가치왜곡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광자원화에 몰입하다보면 민속의 고유한 성질을 놓칠 수 있는데, 결국 민중의 실존적 삶을 위배하는 것이고, 민속의 본질에도 어긋난다. 울산의 민속 현장이 빠르게 붕괴되는 현실에서 유무형의 민속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지역민속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올바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학자와 시민들의 공감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조사를 통한 ‘토대자료’의 수집과 정리 △울산지역 특유의 공단 이주민과 그들 집단 이주사에 대한 체계적 정리 △열악한 민속연구 인프라를 벗어나기 위한 민속연구자 네트워크 결성 △울산지역 9개 등록박물관의 유기적 관련성 찾기와 상호협력 강화 등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울산민속을 ‘박제화 된 틀’에 가두게 되면,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이 진정한 삶의 주체로 가치와 의미를 부여받기 힘들다. 민속을 통해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이어지는 열린 삶’이다. 울산민속연구가 사람 없는 옛 것을 찾아 기록하는데 머물지 말고 사람들 속에 있는 민속을 찾는 것으로 전환되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마다 전국을 돌며 개최되는 한국민속학자대회가 울산에서 열린만큼 울산과 관련한 연구 성과물이 상당부분 학계에 보고된 것은 이번 행사의 각별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김창일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사는 북구 제전마을 돌미역 작업방식을 삼척 갈남마을 미역채취 방식과 비교한 발표에서 수익의 공평성과 공동체가치를 우선시하는 울산 북구만의 특징을 가려냈으며 이창언 영남대 교수는 ‘서생면 진하마을의 역사민속학전 일고’를 통해 조선시대 해안관방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장소임을 재확인시켰다.

영남지역 가면극이 전승과 현재를 다루는 토론에서는 ‘울산죽광대’가 처음으로 논의의 대상으로 올랐고, 기조강연을 맡은 이문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울산시민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질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으며, 이런 자부심은 토박이든 외지인이든 울산사람의 민속문화를 한 덩어리로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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