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조연설에선 거론…당국자 “제재결의 이행이 가장 중요”

▲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 의장인 미로슬라브 라이착 슬로바키아 외교장관이 개막을 선언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유엔 총회 때 제기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를 올해 총회에서는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19∼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General Debate)를 계기로 진행될 입장 발표와 양자 및 다자 외교접촉 때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철저한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되,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는 거론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신규 대북 제재 결의(2375호)를 비롯한 안보리 결의의 이행이 가장 중요하다”며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는 현재 미국도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작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있은 지 10여일 후 개최된 유엔 총회에서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평화를 사랑하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재고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는 ‘유엔 안보리가 부과한 예방·강제 조치를 위반할 경우 안보리의 권고에 따라 유엔총회가 회원국의 권한과 특권을 정지시킬 수 있다’는 유엔헌장 2장 5조에 입각한 것으로, 1991년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이 함께 유엔 회원국이 된 지 25년 만에 북한의 회원국 자격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었다.

1년 만에 정부가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는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을 유엔 무대에서 ‘추방’하기보다는 유엔의 울타리 안에 묶어둔 채 제재와 압박을 가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성실한 구성원이 되도록 유도하는 쪽이 타당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외교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최근 잇달아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데 대해서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대북 제재·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유엔 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간의 회동이 이뤄질지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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