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내 국립재난안전硏

▲ 21일 울산혁신도시 내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급경사지 붕괴재현 실증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혁신도시내 국립재난안전硏
울주 하늘공원 인근 급경사지
시간당 150㎜ 강우상황 연출
토양 변위등 붕괴과정 측정해
재해 예·경보시스템자료 활용

지난해 10월 울산에 물폭탄을 뿌리고 간 태풍 ‘차바’ 당시를 가정한 급경사지 산사태 실험이 울산에서 진행됐다.

21일 오전 10시 울산혁신도시 내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급경사지 최첨단 종합실험동. 이곳에는 최대 40도까지 경사 조절이 가능한 약 400t의 급경사지 모형이 설치돼 있었다. 폭 4m, 길이 21m, 높이 16m 크기로, 실제 차바 내습 당시 붕괴피해가 발생한 울주군 하늘공원 인근 급경사지를 재현한 모형이다. 이어 천장에 설치된 인공강우 재현장치에서 차바 내습 당시와 유사한 강수량인 시간당 150㎜의 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실험이 시작되자 인공 강우 장치에서 뿜어져 나온 비가 40도로 설정된 급경사지를 적시며 흙탕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1시간 정도가 지나자 상당량의 흙이 쓸려 내려가면서 표면에는 깊은 균열이 생겼고, 아래 끝부분 일부가 붕괴되는 등 실제 폭우시 급경사지의 모습이 재현됐다. 급경사지 중간중간에 4~5m 간격으로 설치된 계측기를 통해 토양의 변위와 압력, 경사, 지하수의 수위 등을 측정했다.

이날 급경사지 상황은 계측기를 통해 기록됐고, 현재 개발 중인 ‘급경사지 재해 예·경보 시스템’과 비교 연구해 한국형 계측 기준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재난안전연구원 정민수 시설연구사는 “모의실험을 통해 얻은 계측 데이터를 분석하면 산사태가 일어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징후, 붕괴 메커니즘 등을 규명할 수 있다”며 “실제 재난 발생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급경사지 최첨단 종합실험동은 2014년부터 3년간 76억원을 들여 만들어졌고, 세계 최대 규모의 급경사지 붕괴 모의실험 시설과 인공 강우 재현 장치, 실험 관제실, 지반물성 실험실, 대형 항온항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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