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10일 넘겨 장기화...이번주가 교섭 분수령 전망

노조 파업 10일 넘겨 장기화
이번주가 교섭 분수령 전망
찬반투표 절차 등 고려하면
26일까지 합의안 도출해야

울산대학교병원 총파업이 열흘을 넘기면서 의료차질 현실화는 물론 지역 경제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긴 추석연휴를 앞둔 노사가 이번주 점점을 찾지 못할 경우 최악의 의료공백도 우려된다. 지역사회에서는 노사가 환자를 볼모로 벌이는 신경전을 그만두고 의료인 본연의 업무로 돌아와주길 호소하고 있다.

올해 임단협 관련 난항을 겪고 있는 울산대병원 노조의 총파업이 24일 11일째를 맞았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우려했던 지역 의료공백도 현실화되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병원 입원환자는 318명이다. 병원 전체 병상이 984개인 점을 감안하면 병상가동률은 약 32.3%에 그친다.

병원은 간호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입원 중인 경증 환자 등을 퇴원 조치시키고, 상태에 따라 중증 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하고 있다. 추가 입원 환자는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암을 비롯한 중증 환자의 예정된 수술이 취소되거나 입원도 연기되고 있다. 초진 환자의 외래 접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재진 환자나 예약 환자의 경우도 진료 및 각종 검사가 지연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이자, 최대 병원의 총파업은 타 병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울산대병원의 일부 환자들이 지역의 또다른 종합병원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해당 병원에서도 병상이 포화 상태에 도달해 더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지역 경제도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 불황과 노사 간 갈등으로 동구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병원 파행에 따라 환자가 줄어들면서 인근 식당과 약국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가 이번주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지역이 최악의 의료공백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잠정합의에 따른 공고와 찬반투표를 고려했을 때 추석 전 타결을 위해서는 26일까지는 잠정합의가 이뤄져야한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현재 매일교섭을 진행중인 노사는 임금을 제외한 단협 등과 관련해서는 어느정도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임금부분에 대한 접점 좁히기가 이번주 교섭 타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1%(25만6751원) 인상과 사학연금 전환에 따른 생활안정 보조금 지급 등을 요구중이지만, 회사는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기본급 2.35% 인상(통상수당 0.6% 인상 제외)을 제시하고 있어 양측의 간극이 크다.

병원 측은 노조에서 제시한 안대로라면 260여억원이 필요한데 이는 지난해 흑자분(103억원)의 배가 넘는 수치라며 올해 잠정합의한 타 병원들의 임금인상 평균도 3% 수준으로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타 병원과는 달리 매년 1%대 기본급 인상이 이뤄진데다 상급병원 승격과 부속병원 전환에 따른 노동환경 변화도 다른 병원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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