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소식지 통해 아쉬움 토로

일감 부족으로 휴업을 시행 중인 현대중공업이 집회를 일삼는 노조에 대해 ‘회사의 수주활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28일 회사 소식지를 통해 일감부족으로 발생한 유휴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업을 시행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회사의 수주활동을 방해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회사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르웨이 최대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이 지난 3월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SO) 관련 사업을 발주했고, 현대중공업은 국내외 조선사와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총 규모가 3조2000억원에 이르는 이 설비는 북해 유전 요한 카스트버그 개발에 투입되며, 현대중이 수주에 성공하면 전체 설비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선체와 설비 건조를 맡게 된다”며 “오는 11월 우선 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스타토일 한국지사장과 안전담당자가 지난 21일 안전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현대중을 찾았고 사실상 수주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 노조는 정문 앞에서 하던 선전전을 회의가 열린 본관식당으로 옮겨 진행했고, 업무 및 안전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방문단이 판넬 공장의 상태를 흡족해하면서도 여기저기 걸린 현수막과 무질서하게 붙어 있는 홍보물에 눈살을 찌푸렸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스타토일 수석 부사장이 현지 언론에서 우리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아직 수주를 안심하기엔 이르다. 최근 중국에 밀린 수주전의 악몽 때문이다”며 “해양 야드를 가보면 한때 입구까지 막은 블록들로 차량이 다니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일감이 없어)황량하다. 이곳에 일감을 채우려면 노조가 어떻게 해야겠느냐. 확성기를 틀고 집회하며 부부젤라를 분다고 일감이 하늘에서 떨어지느냐”고 지적했다.

9월부터 일이 없는 부서를 중심으로 휴업(휴직)과 교육을 진행중인 회사와 노조가 감정싸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지부진했던 2년치 교섭은 끝내 추석 전 타결에 실패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