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정부가 자국에 들어온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 가운데 불교도가 많이 사는 반다르반 산악 지대에 머무는 1만 5천명을 콕스 바자르 지역 난민캠프로 옮기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 지난달 30일 방글라데시 나프강에서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들이 배에서 내리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얀마 불교도와 심정적으로 가까운 이 지역 불교 신자 주민과 충돌을 우려한 조처다.

반다르반 지역 행정책임자는 "이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난민을 이주시키기로 했다"면서 2일부터 이주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는 1억5천만 인구 가운데 87%가 이슬람 신자이지만, 불교 신자도 1천만 명 이상 살고 있다.

▲ 지난달 30일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지역에서 새로 도착한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가운데)이 딸을 안고 약을 손에 든체 이동하고 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반다르반 지역에서는 불교를 믿는 토착 부족 일부가 20년 전까지 방글라데시 정부에 대항해 분리주의 활동을 하는 등 종교·부족 간 갈등이 있었다.

지난해 5월에는 이 지역에서 75세 불교 승려가 극단 이슬람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흉기로 살해됐으며 올해 6월에는 이슬람 주민들이 토착 부족민의 집을 수백 채 불태우는 등 최근에도 갈등이 종종 분출됐기에 현지 당국은 로힝야족 유입으로 갈등이 재점화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지난 8월 말 미얀마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핍박받는 동족들을 보호하겠다며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항전을 선포하고 라카인 주 내 경찰서를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대대적으로 병력을 투입해 반군 소탕전에 나서면서 미얀마에는 많은 로힝야족 난민이 발생했다.

한 달여 사이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로힝야족 난민은 50만 명을 넘어섰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이들을 다시 데려가야 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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