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신청자 중 사망자가 생존자 크게 넘어서…8월에만 61명 눈감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올해 추석도 많은 이산가족에겐 70년 가까운 한을 풀지 못하는 날이 됐다.

정부가 지난 7월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의 무응답으로 회담이 열리지 못하면서, 그동안 상봉 기회를 갖지 못해 북쪽에 남아 있는 그리운 얼굴들을 보지 못한 많은 이산가족의 한 가닥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함께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8월 31일 현재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 1천221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가 7만 1천145명(54.2%)으로 생존자(6만 76명, 45.8%)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8월 한 달에만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61명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은 채 눈을 감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이산가족 상봉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이산가족 사망자는 연간 평균 3천800명에 달하며, 가족을 상봉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이산가족도 매년 연간 2천400명 정도가 된다.

무엇보다 생존자 가운데 70대 이상의 이산가족 1세대가 상봉 신청자 전체의 85.3%를 차지할 정도로 이산가족의 고령화는 심각하다.

특히 10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할 때, 80대 이상의 초고령층 비중이 2007년 30.3%(2만 8천141명)에서 올해 8월 현재 62.3%(3만 7천443명)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생사확인과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한 이유다.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 통일연구센터의 이용화·이해정 연구위원은 “생존자 비율과 평균 기대수명을 고려할 때 현재 모든 이산가족 생존자들이 한 번이라도 상봉하기 위해서는 최소 상봉 인원을 매년 7천3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7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매년 약 6천900명 이상 상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의 추진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년여간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이산가족 문제의 국제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1985년 9월 남북이 고향방문단을 교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이래 지금까지 모두 21차례의 대면 상봉을 통해 남북의 4천185가족, 총 1만9천928명이 헤어졌던 가족과 재회했다.

또 7차례의 화상 상봉을 통해 577가족, 3천748명이 혈육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남북 각각 300명, 모두 600명의 이산가족이 서신을 주고받았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것이 마지막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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