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으로 동해안 맛집·관광지 북적

“무려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니….”

추석 연휴 고향 강릉으로 귀향한 친구들과 강릉 한 맛집을 찾아갔던 권정민(43)씨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최근 방송으로 명성을 얻은 강릉 시내 이 맛집에는 추석 연휴 매일 100m가 넘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맛집을 나서는 관광객에 물어보니 무려 4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얘기를 들은 권씨는 기다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길게 늘어선 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 그냥 재료 사다가 해먹자’ ‘엄청나게 기다려야 해서 못 가겠다’ ‘고향 사람인 나도 못 먹어본 것을 관광객들이 먼저 먹다니 분하다’ ‘갔다가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간다’라는 등 댓글이 이어졌다.

권씨 일행은 막히는 도로를 마다하고 또 다른 맛집을 찾았지만, 입구에서 또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아예 입구부터 막혀 들어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곳도 2∼3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었다.

결국, 다른 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그곳도 평소보다 훨씬 북적거리는 손님으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강릉 외곽 유명 커피숍도 추석 연휴 연일 손님으로 가득 찼다.

‘커피교 대형교회를 보는 듯하다’ ‘그리스 신화보다 강력한 커피신화를 보는 듯하다’라는 이곳을 다녀간 관광객의 소감이 이어졌다.

커피로 유명한 안목 커피 거리, 짬뽕과 칼국수, 물회 등 강릉 유명한 맛집 주변은 추석 연휴 내내 차량이 몰리면서 일대가 큰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강원 동해안 소위 맛집은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주변 도로가 거의 마비되기도 했다.

맛집뿐 아니라 횟집이 즐비한 해안도로는 통행이 거의 불가능했다.

유명 닭강정과 호떡집이 있는 속초 중앙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을 찾은 한 관광객은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인파에 떠밀려 가듯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이런 실정은 동해안 대부분 관광지도 마찬가지였다.

강릉 커피 축제 등 축제장도 비가 내리는 날에도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정작 지역주민은 맛집을 못 가고 막히는 차로 많은 불편이 있었지만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김철래 강릉시 부시장은 “추석 연휴 정동진 바다부채길, 안보관광지, 안목 커피 거리 등 관광지 점검을 시도했으나 차가 들어가기도 나오기도 힘들어 전화로 담당자에게 안전을 당부해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동해안은 귀경이 8일 오후가 되면서 서서히 정상을 되찾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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