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선거전략 부심
홍준표 당대표직 건 배수진
한국, 울산서 기선 잡으려
김기현 시장 조기공천 검토
민주, 거물급 투입 등 모색

여야가 추석연휴 직후부터 내년 6·13지방선거와 관련, 울산·부산·경남 등 동남권을 최대 승부처로 규정하고 경쟁력이 높은 ‘거물급’을 투입키로 하는 등 사활전에 돌입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엔 동남권을 ‘텃밭’으로 인식해온 자유한국당은 대선 이후에도 여전히 추락한 민심 대처에 부심하고 있고, 집권 민주당은 전·현직 국회의원은 물론 장관급을 시도지사 후보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정면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두고 위기국면에 처한 한국당 지도부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이어 동남권에 참패하게 될 경우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 질수 있다고 보고 총력 사수에 돌입했다.

취임 100일을 앞둔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울산·부산·경남·대구·경북·인천 등 6개 광역단체장을 지켜내지 못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승부수를 띄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대표의 이같은 승부수는 동남권 사수를 위한 배수진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속내는 동남권에서 민주당과 ‘맞짱’을 뜰수 밖에 없는 절박한 정치적 상황논리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당은 대선 이후에도 여전히 민주당에 대한 동남권 여론이 우호적인 데다 지방선거에서 거물급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아 긴장하고 있다. 한국당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강한 대구·경북과 경남에선 유리한 고지로 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9일 “대구·경북·경남의 경우 지난 대선 때 홍 대표가 득표율 1위를 했던 곳이라 당으로선 무난히 승리를 점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선에서 한국당이 패배한 울산의 경우엔 다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 일각에선 현직 김기현 시장에 대한 지원모드로 전환, 여론의 기선을 잡기위해 내년 1~2월 중 조기공천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의 경우엔 중앙당에서 정무적 판단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직 시도지사 가운데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도덕성에 결정적 하자가 없을 경우엔 단계적으로 공천을 하되 내년 1~2월께 조기공천을 통해 ‘선수로 뛰게 하자’는 전략도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동남권에 배치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 따르면 부산출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영춘 해부수 장관 등을 본인의사와 무관하게 부산시장 유력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는 가운데 오거돈 전 해수부장관 등도 후보군에 상정해 놓고 ‘낙동강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경남도지사 후보군엔 ‘친문’ 인사인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유력후보군에 올라있다. 김 의원은 국회 입성 전 이미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석패한 경험도 있어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울산시장 후보군엔 이미 알려진 대로 송철호(변호사) 전 국민고충처리 위원장과 임동호 시당위원장(영남권 최고위원), 김용주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 지도부 일각에선 동남권 가운데 울산시장 선거의 경우 한국당에 이길 수 있는 특단의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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