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내 갈등 계속
11일 출범 사실상 무산
유승민-김무성 만났지만
입장차 재확인하고 끝나
10일 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따르면 통합의 방법과 시기 등을 놓고 바른정당 내 갈등이 도드라지면서 통합 논의에 나선 양당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가로놓였다.
당장 11일로 예정된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출범부터 난관에 부딪힌 형국이다. 한국당의 이철우,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 등 양당 3선 의원들은 지난달 27일 만찬모임 때 11일 ‘통합 플랫폼’이 될 통추위를 출범시키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이와 관련, 이철우 의원은 “바른정당이 당내 분란으로 아직 의견이 모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애초 11일께 3선 의원들끼리 만나기로 했지만, 결정을 못 내렸다. 바른정당이 내부정리가 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내 대표적 통합파로 분류되는 김영우 의원도 이날 “보수대통합이라는 건 당 지도부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일인데 아직 당내 의견수렴 절차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의원과 김 의원은 이날 따로 회동을 갖고 통추위 구성방식과 시기 등을 조율했다. 하지만 지난 만찬 때처럼 양당 3선 의원이 모두 참여하는 ‘8+4’ 방식의 회동은 회의적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바른정당 내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통합파들이 독자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비치면 통합논의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바른정당은 당내 일부 3선 의원들의 통추위 결성 행보와 관련해 의원총회를 열고 개인의 일탈행위일 뿐 당의 공식적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뜻을 모았다. 한국당 3선 의원 중에서도 애초 통추위 구성은 현실적 시나리오가 아니었다며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추석을 전후로 속도전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보수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바른정당 내 자강파 의원들은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하태경 최고위원에 이어 10일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한 박인숙 의원 역시 자강파로 분류된다.
하 최고위원은 “통추위 구성 등 현재 진행되는 통합논의는 당내 통합파들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통추위가 꾸려진다고 해도 진도를 더 낼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통합파에 속하는 이종구 의원은 “당대 당 통합 방식으로 가되 시기는 전대와 상관없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거듭 확인했다.
유승민 의원은 추석 연휴 기간 당내 통합파 의원들을 두루 접촉한 데 이어 지난 9일 저녁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과 초대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통합파 수장격인 김무성 의원과도 만났다. 하지만 유 의원과 김 의원은 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