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날씨칼럼니스트

오는 듯 마는 듯 가을비가 소리없이 지나갔지만, 그 흔적은 존재감이 있다. 비가 그치고 난 뒤, 북쪽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떨어져 공기의 느낌이 사뭇 달라졌다. 여기에 찬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서 체감하는 추위는 더 크겠다.

계절이 겨울로 향하는 만큼 이제는 ‘덥다’는 말보다는 ‘춥다’는 말을 더 자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언어적 표현보다도 보여지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이미 날씨의 변화가 느껴진다.

날씨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옷차림. 일반적으로 입을 옷을 선택할 때 그날의 활동 계획과 함께 기상 조건을 가장 많이 고려하기 때문이다.

신사복을 입는 시기와 기온과의 관계를 조사한 재미있는 결과가 있다. 낮 최고기온이 30℃ 아래로 내려가 28℃에 이르면 신사복을 입는 사람이 20% 정도 증가하고, 낮 최고기온이 27℃로 아래로 떨어지는 동시에 아침 기온 역시 20℃ 아래로 내려가면 신사복을 입는 사람들이 무려 60%로 늘어난다고 한다. 즉, 8월 말까지는 날씨에 관계없이 신사복을 입는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9월에 접어들면 신사복 차림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이제는 신사복 차림에서 그치지않고, 부쩍 쌀쌀해진 날씨 탓에 편의점의 일부 제품 중 겨울철 판매동향을 나타내고 있는 품목이 있다. 바로, 원두커피와 스타킹이다. 최근 최저기온이 20℃ 아래로 내려갔던 기간동안 아메리카노와 아이스아메리카노 판매수량 비중은 7대 3으로, 지난 해 11월과 유사한 판매 동향을 나타냈다. 스타킹도 작년과 같은 기간 대비 6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팬티스타킹의 판매가 79.7%로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기온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구매하고, 보온을 위해 스타킹을 찾은 것이다.

앞으로 아침기온이 10℃를 밑돌고, 낮 기온도 20℃ 아래에 머무르며 기온변화는 크지 않다. 이런 1℃의 작은 기온변화는 다양한 제품의 희비를 엇갈려놓겠다.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날씨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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