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인사청탁 문자 메시지’ 확보…수차례 금품수수 정황 포착

▲ 검찰에 출석하는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측 브로커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특정 경찰관 인사청탁을 들어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수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 전 청장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15시간 동안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구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IDS홀딩스 회장 직함을 갖고 활동하던 브로커 유모(구속기소)씨로부터 2014년 인사청탁을 받고 윤모씨를 경사에서 경위로 특진시켜 IDS홀딩스 다단계 수사를 진행 중이던 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능팀으로 보낸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이후 경찰의 다단계 유사수신업체 수사를 총괄하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자리를 옮겼다.

구 전 청장은 ‘2차 전보 인사’에도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경찰을 그만두고 한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진 윤씨는 IDS홀딩스 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수사 관련 기밀을 넘겨준 혐의(뇌물수수 및 공무상 기밀누설)로 17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는 IDS홀딩스 측에 직접 거액을 투자하고 수익을 받는 등 이 업체와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구 전 청장이 브로커 유씨 등 IDS홀딩스 측 인물들과 윤씨 인사청탁에 관한 논의를 하는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도 다수 확보했다.

또 구 전 청장이 이우현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던 김모(구속)씨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수차례에 걸쳐 여러 경로로 IDS 측 자금 3000만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청장은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윤씨 인사 개입 의혹은 부분적으로 시인하면서도 금품수수 혐의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있다고 보고 구 전 청장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구 전 청장은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의 지휘 책임과 관련해 전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