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든 벼농사 수확철 맞아
공공비축미 수매갈등 재연
수매값 80㎏에 15만원 예상
농민단체 “24만원은 돼야”

공공비축미 수매가를 둘러싼 정부와 농민단체의 갈등이 수확철 접어들면서 다시 불거졌다.

공공비축미 수매가는 10~12월 시장가격 평균치를 적용해 확정한다.

작황이 좋지 않아 쌀 80㎏ 시장가격이 17만8551원까지 올랐던 2013년에는 공공비축미 수매가가 17만5000원까지 오르면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매년 풍년농사가 이어지며 지난해에는 12만8807원까지 떨어졌다.

수매가는 통상 수확량이 확정되는 이듬해 1월 결정된다. 그러나 정부 수매가가 예고되면서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조짐이 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사들일 쌀은 총 72만t으로 작년보다 3만t 더 많다.

작황이 좋은 데다 쌀 수요마저 줄고 있어 올해도 시중 쌀값은 농민들의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다. 지난 16일 기준 일반미 소비자 거래가는 1㎏ 1902원, 80㎏ 기준 15만2176원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공공비축미 수매가가 80㎏ 기준 15만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농민단체는 정부의 안일한 대책 탓에 쌀값이 수년간 하락하면서 생산비·인건비를 건질 수 없는 파산지경이라며 올해 24만원은 받아야겠다고 벼른다.

지난해 전국에서 생산된 쌀은 420만t이다. 이 가운데 16.4%인 69만t을 정부가 수매했고 농가 자체 소비량을 뺀 65~70%가 시중에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벼 수매가가 농가 소득 증대와 직결되기 때문에 농민단체와 농민들은 해마다 수매가 인상을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수매가와 함께 수매량 확대도 요구하고 있다. 농가 소득 보장을 위해서는 정부 수매량이 지금보다 30t가량 많은 100만t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곤란한 요구다. 쌀 소비가 줄어 가뜩이나 재고가 쌓이는 마당에 농민들 요구대로 100만t을 수매하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재고 관리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생산 단가에 대한 양측의 입장도 다르다.

농림부는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할 때 작년 기준 ㎏당 생산비가 853원이고 인건비 등을 더하면 1350원이라고 밝혔다. 농민단체가 주장하는 ㎏당 3000원의 45% 수준에 그친다.

정부가 정한 목표가(올해 18만8000원)와 수매가의 차액을 보전해 주는 쌀 변동직불금을 고려하면 수매가가 설령 15만원으로 결정되더라도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은 18만원 이상 된다는 게 농림부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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