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망명신청 中 국가대표팀 의무실장 ARD에 주장

중국이 1980∼1990년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조직적으로 약물을 투여했으며, 이에 연루된 선수들이 1만 명이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독일에 망명을 신청한 쉐인셴(薛蔭한<女+閑>·79) 전 중국 국가대표팀 의무실장은 최근 독일 공영방송 ARD에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중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금지 약물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종목에 걸쳐 1만 명이 넘는 중국 선수들이 조직적인 도핑 프로그램에 연루됐을 것이며, 중국이 이 시기 주요 경기에서 딴 모든 메달은 경기력 향상 약물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쉐인셴은 “금, 은, 동 메달은 도핑으로 오염됐다. 틀림없이 1만 명 이상이 연루됐을 것”이라면서 이 시기 중국 선수들이 획득한 “모든 국제대회 메달은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공소시효가 지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메달이 박탈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쉐인셴은 또 축구, 육상, 수영, 배구, 농구, 탁구, 다이빙, 체조, 역도와 같은 종목에서는 11세 정도의 어린 선수들에게도 강제 도핑 계획이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에는, 꿈나무(유스) 팀이 약물을 사용했다. 가장 어린 선수들은 11세였다”면서 “만약 약물 투여를 거부하면 팀을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쉐인셴은 1980∼2000년대 중국 국가체육위원회 훈련국의 수석운동의학 전문가로 11개 국가대표팀의 의무감독조 조장을 지냈다.

그러다가 2012년 처음으로 중국이 조직적인 도핑을 저질렀다고 폭로한 뒤 고국에서 자신은 더는 안전하지 못하다며 중국에서 독일로 피신했다.

그는 한 코치가 관리들이 준 약물 때문에 13∼14세 남자 선수들에게서 신체적 변화가 나타난다며 자신을 찾아오면서 도핑 문제에 대해 처음 인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쉐인셴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 체조 선수에게 금지된 약물을 처치하는 것을 거부했다가 국가대표팀에서 해고돼 이전보다 낮은 직위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핑에 반대하는 사람은 국가에 피해를 줬고, 국가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은 이제 감옥에 있다”면서 “그들은 내게 약물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내 두 아들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쉐인셴은 또 선수들은 음성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검사를 받은 뒤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고 덧붙였다.

ARD는 중국올림픽위원회 등에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오랫동안 도핑 혐의를 받았지만, 이번과 같은 규모의 폭로가 나온 적은 없었다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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