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크, 상원서 불출마 선언하며 “행정부 일부 정상 아냐…공모 안할 것”
‘저격수’ 자처한 코커 “트럼프가 국격 저하”…정계은퇴 선언뒤 ‘정적’ 변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 면박에 애를 끓이던 공화당 상원 중진의원들이 결국 폭발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테네시)이 최근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에 연일 제동을 걸어온 데 이어 24일(현지시간)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애리조나)이 중간선거 불출마를 공언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정계 은퇴 또는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리는 현상이 자칫 확산할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섰다.

▲ 제프 플레이크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플레이크 의원은 이날 상원 연설을 통해 “대통령, 나는 공모하거나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원에서의 의정 활동이 2019년 1월 초 나의 임기 종료와 함께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의 질적 저하와 우리 행정부에서 일부의 행동이 정상인 척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면서 “그들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무모하고 터무니없고 품위 없는 행동이 양해되고 있다”면서 “그런 행동들이 우리 행정부 수뇌부에서 나온다면 그것은 또 다른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습관을 비난하면서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미국을 강하게 유지하는 규범과 가치가 훼손되는 상황에서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플레이크 의원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범죄와 국경 문제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공개 비판을 받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경쟁자인 켈리 워드 박사를 공공연히 지지한 것이다.

▲ 의회서 기자회견 중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해온 코커 외교위원장은 이날도 잇단 방송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코커 위원장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핵과 미사일 위협을 거론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당분간 전문가들에게 맡겨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CNN 인터뷰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나라에 해롭다”며 “우리나라에 유용한 전 세계와의 관계를 트럼프 대통령이 고의로 망가뜨리는 데 대해 청문회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 우리는 국격 저하와 지속적 거짓말, 욕설, 우리나라의 타락 등으로 가장 중요하게 기억될 것”이라며 “그게 유감스럽다”고 개탄했다.
코커 위원장은 “왜 그가 자신을 그렇게 낮고, 낮은 기준으로 끌어내리는지, 미국을 그의 방식으로 떨어뜨리는지(debase)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NN은 ‘국격 저하’를 의미하는 디베이스(debase)는 강력한 어휘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많은 이슈에 대해 진실을 말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그가 하는 많은 말이 진실이 아님을 매우 잘 알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후 플레이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불출마를 선언하자 “그는 조용하지만,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을 옹호한다”면서 “비록 정치 철학 없는 선동가와 우리를 다른 방향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는 기꺼이 그런 말을 계속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코커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조각 당시 첫 국무장관에 거론될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 사태 당시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대놓고 무시한 점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사실상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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