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내달 29일·12월3일 대결
울산, 남은 일정상 유리한 고지
내일 FC서울과 스플릿 36R 대결

▲ 고인이 된 조진호 전 부산 감독 사진 앞에서 추모하는 이정협. 부산 아이파크 제공

지독한 ‘4강 징크스’를 털어낸 울산 현대의 첫 우승이냐,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을 무너뜨리는 이변을 연출한 부산 아이파크의 정상 탈환이냐.

프로와 아마 축구를 통틀어 최강자를 가리는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이 K리그 클래식의 명문 클럽 울산 현대와 챌린지(2부리그)의 대표 주자 부산 아이파크의 대결로 압축됐다.

양팀은 다음달 29일과 12월3일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FA컵 우승을 다툰다. 1차전과 2차전의 홈 구단과 경기 일정은 다음 주 대표자 회의에서 결정된다.

1996년 원년 대회 이후 처음 결승 대결이 성사된 울산과 부산은 어느 팀보다 우승 갈증이 심하다.

1983년 창단된 울산은 두 차례 K리그 우승과 7번 컵대회 우승, 2012년 AFC 챔피언스리그 제패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하지만 FA컵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98년 준우승이 FA컵 최고 성적으로 3위만 9차례 차지했을 정도로 FA컵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 FA컵 첫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 연합뉴스

준결승 성적도 작년까지 11차례 중 결승행은 단 한 번(1998년)이었을 정도로 ‘4강 징크스’에 시달렸다. 다행히 올해에는 실업팀 목포시청을 1대0으로 따돌리고 결승에 선착했다.

부산도 우승 기대가 크기는 울산에 못지않다.

준결승에서 지난해 챔피언 수원을 승부차기 대결 끝에 물리친 부산은 지난 10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故) 조진호 감독의 영전에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1996년 원년 MVP였던 조진호 전 감독이 “올해에는 우리 팀이 우승해 MVP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힌 출사표가 유언이 됐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조 감독의 유지를 받들려고 수원과 4강에서 투혼을 발휘했고, 결국 2010년 이후 7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2004년 FA컵 정상에 올랐던 부산은 울산을 상대로 1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울산과 부산은 그동안 팽팽한 승부를 이어왔다.

K리그 역대 상대전적은 총 151번 맞붙어 53승 45무 53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FA컵 맞대결에서도 2승 2패로 막상막하였다.

남은 시즌 경기 일정으로는 울산이 다소 유리하다.

울산(승점 59)은 K리그 클래식에서 ACL 출전권을 주는 3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다음 달 19일 강원FC와의 상위 스플릿 최종전까지 3경기만 마치면 여유 있게 FA컵을 준비할 수 있다.

3위 자리를 노리는 수원(승점 57), FC서울(승점 55)의 추격을 뿌리치면 ACL 출전을 확정하고 부산과 FA컵에 나설 수 있다.

반면 챌린지 2위를 확정한 부산은 3, 4위 팀과의 플레이오프 관문을 통과하면 클래식 11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한다.

특히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FA컵 결승 첫 경기 사흘 전인 11월26일 치러지기 때문에 강행군이 불가피하다.

지독한 FA컵 불운을 털고 첫 우승에 도전하는 울산과 수원의 대회 2연패를 저지하고 기세가 오른 부산이 벌이는 결승 대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울산은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상위 스플릿 36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올 시즌 14승 13무 8패(승점 55)를 기록 중인 서울은 울산(승점 59)과 수원 삼성(승점 57)에 이은 5위여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의 마지노선인 3위 경쟁에서 밀려 있다.

자력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려면 수원과 울산을 추월해 3위에 올라야 하는 만큼 이번 주말 울산과 맞대결이 중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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