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미 국무장관 “통일 시리아 원해, 재임기에 협상 시작돼야”

▲ 지난 23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시리아 축구 대표팀을 격려하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미국이 전쟁범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남아시아를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아사드 일가의 통치가 끝을 향하고 있다”며 “이제 유일한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느냐다”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은 바샤르 알아사드가 정부에서 아무런 역할도 담당하지 않는 완전하고 통일된 시리아를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알아사드가 없는 시리아의 미래를 언급하면서도 이를 위한 협상은 아사드 재임 기간에 바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제네바에서 유엔 시리아 특사를 만난 뒤 나왔다.

미국은 수년째 반군과 내전을 이어온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민간인 거주지역을 공습하는 등 전쟁범죄를 자행한 데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 채택을 수차례 추진했으나 시리아의 동맹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JIM)이 지난 4월 이들리브주 칸셰이쿤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이 시리아 정부군에 의해 감행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합동조사단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4월 4일 이른 아침 칸셰이쿤에 사린가스 폭탄을 공중에서 터뜨려 최소 87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처참한 현장 사진이 퍼지면서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게 일었고 미국은 폭탄 투하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이륙한 시리아 공군기지에 공습을 가했다.

아사드 정권은 전쟁범죄인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 테러 조직이 독극물을 저장해온 창고가 공습을 받아 독가스가 누출됐다며 부인했으나 합동조사단의 이번 조사 결과가 알려지면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33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컸다.

지난 7월 영국에 본부를 둔 내전 감시기구 ‘시리아 인권 관측소’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2011년 3월 중순부터 올해 7월 중순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33만 17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민간인이 9만 9000여 명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고 어린이가 1만 8000여 명, 여성이 1만 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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