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시간 이상 인터넷 몰입…가족과 대화 기피…현실보다 온라인 만남 선호

▲ 박장호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사용시간 스스로 조절 못하고
충동적 행동과 과도한 집착 보여
우울증·약물남용 등 동반하기도

자녀가 쓰는 컴퓨터 거실에 두고
시간제한과 사용내역 확인 필수
스마트폰 사용 부모가 모범보여야

인터넷이나 게임,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빠지다 보면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과거에는 마약, 술, 담배 등의 물질중독이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인터넷, 게임, 도박과 같은 행위중독이 이슈다. 박장호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알아보았다.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이란?

“인터넷이나 게임,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과 관련해 자율적 통제가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과도한 집착이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장애를 일컫는 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울증, 사회적 고립, 충동 조절 장애, 약물 남용 등의 문제를 동반하기도 한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우선 인터넷이나 게임, 스마트폰을 너무 오래하고, 그만하는 것을 어려워 한다. 그로 인해 수면 시간과 활동 시간이 줄어들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감소한다. 또한 일상생활 중에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하고 싶은 충동이 들고, 그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할 때 죄책감이나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인터넷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는?

“하루에 4시간 이상 인터넷이나 게임을 한다거나, 직장인의 경우 업무 중에 학생의 경우 시험기간에도 인터넷을 하고 게임에 집중하는 경우 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같은 인터넷 활동이나 게임을 하는 사람들과 주로 어울리며 가족 동반 외출이나 대화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폰 중독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 지고 오래 사용하는 것이 습관화 돼 그만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사용한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업무나 대인관계에 집중하지 못하고, 회사나 가정, 학교 등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해 문제를 겪게 된다. 그리고 직접 관계를 맺는 친구보다 SNS 등 온라인 상의 사람들이 더 즐겁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경우 등이다.”

 

­인터넷이나 게임 중독에 빠진 자녀는 어떻게 지도하나?

“일단 컴퓨터를 거실 같은 공개된 장소에 두어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기도 쉽고, 사용 내역도 파악이 돼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시간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주말에만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고, 평일에는 컴퓨터 사용시간이 하루 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또한 숙제 등 할 일을 마친 후에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녀가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는지 부모가 알아야 한다. 나이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게임을 하고 있지는 않은 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적절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게임은 삭제하는 것이 좋다. RPG(Role Playing Game) 게임의 역할에 중독됐다고 느껴지면 게임 캐릭터를 삭제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경우 어떤 활동이 도움되는가?

“인터넷 중독과 스마트폰 중독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스마트폰 대신 할 수 있는 즐거운 운동을 찾아야 한다. 스마트폰 할 시간에 숙제를 하라고 지도하는 것보다 쉬는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나 음악과 같은 취미활동,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보드게임, 야외 활동을 늘이는 것이 좋다. 또한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면서 자녀에게는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식사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끄고 식사에 집중하기 등의 규칙을 정해 가족 모두가 함께 지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터넷과 마친가지로 하루 중 사용할 시간을 함께 정하고, 되도록 2시간 이하로 사용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스마트폰의 사용 내역을 관리하고, 유해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병원에서도 치료가 가능한가?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앞에 지속적으로 있는 경우, 현실과 사이버 공간의 구별이 어려운 경우,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회사나 학교, 가족 간의 문제가 생기는 경우, 컴퓨터 사용시간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 금전적인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 등에는 적절한 병원치료가 필요하다. 현재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에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아동청소년들도 치료를 받는가?

“아동 청소년의 경우 현실이 재미없고 고통스럽거나 외로워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떠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또 이러한 중독에 빠지는 아이들은 기분 장애, 불안 장애, 약물 남용 등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공존하는 경우도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해 사회적, 대인관계적, 학업적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면 전문적인 상담 및 검사가 필요하다. 아동청소년에서도 성인들과 비슷하게 다른 취미활동이나 또래 관계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고, 부모가 함께 전자기기 사용규칙을 정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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