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정재 공개 질의…박용진·노회찬 “적절치 않아 유감”

▲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 인천시장 출마 질문에 “지방선거까지 상당 기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때아닌 동성애 논란이 벌어졌다.

운영위는 7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사무처 등을 대상으로 마지막 국감을 진행했다.

감사 도중 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은 이성호 인권위원장을 상대로 “인권위원장은 동성애를 찬성하느냐”고 물은 뒤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자 “동성애는 사회적 ’핫이슈‘인데 그 부분에 대해 대한민국 인권위원장이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냐”며 거듭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이에 “(동성애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은 아니고 성소수자 차별은 반대한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불가 원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급기야 “개인적으로 저는 이성애자”라는 ‘고백’까지 내놓았다.

김 의원 발언 직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공개적 자리에서 성적 지향을 밝히는 것을 강요하는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도 “동성애자냐 아니냐,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밝히라는 것은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 기본권 침해”라며 “다른 나라에서는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인권위가 하는 것이 저런 질문을 단속하는 것”이라며 “인권위로서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이 다시 발언을 신청해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질의했고 적절한 답변을 주셨다 생각한다. 제 질의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같은 당 엄용수 의원 역시 “사인 간의 이야기도 아니고 인권을 담당하는 인권위원장에게 관련 있다고 생각해 발언했는데 적절치 않다고 이유를 대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김 의원을 엄호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사회를 보던 한국당 간사 김선동 의원이 양측 중재에 나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이날 국감에서 여야는 국회 내 피켓시위 등을 둘러싸고도 설전을 벌였다. 아울러 인권위 개혁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예산안 국회 연설 당시 한국당이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대형 현수막을 펼쳐 든 것에 대해 “유례가 없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같은 당 제윤경 의원도 시정연설 당시 야당 의원들의 피케팅 시위에 대해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말 대통령 몫으로 추천받은 최헤리 상임위원의 추천 과정을 문제 삼으며 “인권위 추천 8명 중에도 없었는데 어떻게 임명됐느냐. 인권과 관련해 아무 활동을 안 했다”면서 “인권위가 지난 9년간 적절한 국가 기관으로서 역할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인권위를 뒤흔드는 보이지 않는 폭압이 인권위 위에 드리우고 있다”며 정권 교체 이후 구성된 인권위 혁신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같은 당 민경욱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감 도중 MBC 노조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시위하는 행위가 있었는데 불법 행위 아니냐”며 “국회 방호에 구멍이 뚫렸는데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나, 어떻게 대처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 의원은 또 김 사무총장을 상대로 “인천시장에 출마하느냐. 나올 수도 있지만, 포스터에 화려한 직책 하나 얹으려고 사무총장 자리에서 올랐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지금 답해야 한다”고도 추궁했다.

김 총장은 이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 데 최대한 적극적으로 일하고자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총장은 계속되는 추궁에도 “내년 6월 13일이면 상당 기간이 남아있다”고만 언급했다.

한편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국회에 대한 최근 5년간 해킹 위협이 총 4만 3000여 건에 달하고, 인터넷망을 이용한 침해 시도 역시 158만 9000여 건에 이른다. 그럼에도 사이버 안전 담당 직원은 고작 4명”이라며 관련 인력 증원 등 대책 마련 필요성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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