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추위에 정부지분 대표 예보 이사 참여 않기로…‘관치’ 논란 차단

▲ 7일 검찰과 우리은행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검찰청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중구 회현동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으로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이광구 우리은행장 사무실과 인사부를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7일 오전 우리은행 본점 모습.

연내 행장 선임하려면 12월 초까지 최종 후보 정해야

채용비리 의혹으로 공석이 된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정부지분을 대표하는 예금보험공사 소속 이사가 참여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가 관치 논란을 차단하고자 차기 행장 선임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9일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 등 5대 주요 민간 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기존 임추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자율경영 보장 취지를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시장과 고객, 주주에게 정부와 은행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기존 임추위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예보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차기 행장 선임과 관련해 최대주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최근 사의를 표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차기 행장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임추위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은 지난 1월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는 올해 1월 동양생명(4.0%)과 미래에셋자산운용(3.7%),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IMM PE(6.0%) 등 7개 과점주주에 우리은행 지분을 최종 매각했다.

이들 주주가 낙찰받은 우리은행 지분은 29.7%로 정부가 현재 예보를 통해 보유한 18.52%를 훌쩍 넘어섰고, 실질적인 민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 행장 선출 과정에서도 자율경영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로 예보 측 비상임이사가 제외됐다.

하지만 여전히 예보는 우리은행의 단일 최대주주다. 민간 주주의 개별 보유 지분은 정부 보유분에 한참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 예보가 차기 행장 인사에 아예 손을 놓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 역시 제기돼왔다.

지난 7월 2만 원에 육박하던 우리은행 주가가 지난 7일 1만 5600원으로 떨어지면서 이 같은 비판이 거세지기도 했다.

공적자금 회수 이익 분기점은 1만 4200원이다.

이 때문에 예보는 임추위 참여를 저울질해왔으나 관치 논란이 커지면서 임추위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우리은행은 조만간 임추위를 개최해 행장 후보자 자격요건 선정 등 후임자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당초 목표대로 연내 차기 행장을 선임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주주총회 3주 전까지 안건을 공시하려면 임추위는 적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차기 행장 후보를 정해야 한다.

한 달 남짓한 시간에 행장 후보 요건을 정하고 후보를 추려 최종 후보를 선임해야 한다.

이사회는 또 이달 24일을 기준으로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 한해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의결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주총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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