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매각 완료

하이투자증권 매각 완료
순환출자구조 해소 관건
삼호重의 미포조선 지분
전량보유나 전량매각해야
2019년 3월까지 정리 필요

현대로보틱스를 정점으로 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으로 9부 능선을 넘어 이제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간의 지분정리를 통한 순환출자 해소 절차만이 남아 있는데 현대중공업그룹이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DGB금융지주와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하이투자증권 매각 작업을 완료했다. 인수가격은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을 포함해 4500억원이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지주사 전환작업의 남은 두 가지 큰 난제 가운데 한 가지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작업은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간의 지분정리를 통한 순환출자 해소 절차다.

지난 4월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로보틱스 중심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계열사간 신규 순환 출자 고리가 발생했다. 손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계열사 간 지분매각 작업을 활발히 시행해오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6월에 현대로보틱스(지분 8.0%)를 블록딜로 처분했고, 8월에는 현대일렉트릭 지분(8.0%)과 현대건설기계 지분(8.0%)을 각각 지주사(현대로보틱스)에 매각한 바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지분 정리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이다.

 

지난달 11일에도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 지분 일부(18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지분 매각으로 현대미포조선이 확보한 자금은 2543억원 가량이다. 또 이 매각으로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은 4.8%(272만주)로 줄었다. 이 역시 매각이 유력하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남은 사안은 이제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 처분이다. 현행법상 현대로보틱스의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증손회사인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전량 매각해야 한다. 기한은 2019년 3월말까지다.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은 42.3%로, 지주사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선 잔여 지분(57.7%)을 매입하거나 보유지분(42.3%)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현대미포조선의 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대로, 지분 전량 매입을 위해선 약 1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으로 부족한 자금을 메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으로 지주사 전환을 위한 큰 산을 넘은 만큼 계열사 지분 정리도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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