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순수혈통 시장 후보론에 입지 흔들…“향후 여론 지지도가 행보 가를 것”

▲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3월 19일 대통령 선거 당시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력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입당 등 향후 행보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10일 오 전 장관의 측근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일 보름 일정으로 캐나다로 출국했다.

그의 출국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 여론조사를 발표한 직후다.

이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3.0%포인트·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오 전 장관은 22.1%로 현재 거론되는 부산시장 후보군에서 가장 앞섰다.

또한 오 전 장관을 비롯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민주당 유력 후보 어느 누가 나와도 자유한국당 서병수 현 부산시장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전 장관이 지지도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여전히 앞섰지만 민주당 다른 후보에 확고한 우위를 보였던 예전과는 다른 결과였다.

이를 두고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 측에서는 “이제 오거돈을 모셔야 하는 시대는 갔다”며 민주당 순수혈통 부산시장 후보론을 띄우고 있다.

실제 일부 친노, 친문 측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름다운 부산, 이호철 팬클럽’을 운영하는 등 이 전 수석을 비롯해 새로운 인물을 시장 후보로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최근의 이 같은 움직임이 오 전 장관의 민주당 입당을 더욱 머뭇거리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당하면 경선을 주장할 것이 뻔하고 경선을 하면 당원 확보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오 전 장관이 경선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부산 정가의 분석이다.

민주당 부산 원외지구당 한 관계자는 “응집성이 높은 친노·친문 진영에서 오 전 장관을 밀어주지 않을 경우 그가 부산시장 후보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4년 지방선거 때는 그가 민주당의 지지를 받으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며 출마하려면 민주당 입당 후 경선을 통과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은 최근 민주당 부산시당 측의 입당 권유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캐나다 출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장관의 측근은 “입당을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 맞다”며 “그러나 단순히 부산시장 출마를 전제로 입당하려는 것이 아니라 부산발전을 위한 역할이 무엇인지 등 큰 그림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전 장관의 행보는 향후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 정가의 한 관계자는 “그가 계속 지지도 1위를 달리면 민주당 측에서 ’결국 오거돈 밖에 없다‘며 힘을 실어 줄 것이고, 지지도가 하락하거나 상승세가 없을 경우 입당 후 경선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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