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상징 논란 수레국화 대신 옷에 꽂고 등원…극우색 빼기 안간힘

▲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가 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의 상의 옷깃에는 에델바이스가 꽂혀 있다

오스트리아 연립정부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극우 자유당 의원들이 9일(현지시간) 하원 개원 첫날 에델바이스를 가슴 옷깃에 꽂고 등원해 동료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자유당은 그동안 당을 상징하는 꽃으로 푸른 수레국화를 썼는데 이 꽃은 나치를 상징하는 꽃으로도 인식돼 오스트리아에서는 줄곧 논란이 됐다.

지난달 총선에서 전체 183석 중 51석을 얻어 제3당이 된 자유당은 제1당이 된 우파 국민당과 연정 구성을 협상하고 있다.

반이슬람, 반난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 정당인 자유당은 2013년 총선 때보다 의석이 11석 늘었다.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자유당 대표는 “에델바이스는 용기와 사랑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립정부가 들어서면 관례에 따라 부총리에 취임할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전후 유럽에서 극우 정당 출신으로는 최초의 부총리가 된다.

자유당은 2013년 첫 등원 때 수레국화를 의원들이 상의 옷깃에 꽂고 나왔다.

당의 상징인 푸른색인 데다 1848년 유럽 혁명의 이념을 상징한다고 주장했지만, 오스트리아 나치의 상징이라는 것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히틀러가 1938년 오스트리아를 병합하기 전인 1930년대 초반 오스트리아에서 나치가 감시를 당하던 때 나치 당원들끼리 서로 알아보는 신호로 가슴에 수레국화를 꽂으면서 이 꽃은 오스트리아에서 나치의 상징이 됐다.

정치평론가들은 자유당이 수레국화를 포기하고 에델바이스를 택한 것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앞세워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마스 호퍼는 AFP통신에 “수레국화는 나치 시절 중요한 상징이었지만 에델바이스는 나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오스트리아의 상징인 꽃이다”라며 “지금 꽃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없겠지만 슈트라헤는 작은 소란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델바이스는 제2차 세계대전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노래로도 유명하다.

한편 등원 첫날 빈 시내에서는 200여 명이 ‘나치 정부 반대’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자유당의 연정 참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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