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발전설비 보고’ 안건 제외

▲ 한국수력원자력 이사들이 지난 7월 14일 오전 경북 경주 한 호텔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한 뒤 흩어졌다. 사진은 한수원 이사들이 지난 7월 13일 한수원 본사에 들어가려다가 노조에 막혀 대치하는 모습.

한국수력원자력이 14일 이사회를 열어 운영 중인 발전설비 현황을 논의하려고 했으나 당일 안건에서 이를 철회했다.

이 안건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로 등 ‘탈(脫) 원전’을 실행하기 위한 사전 절차라는 노동조합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UAE사업센터에서 제11차 이사회를 개최한다.

당초 이사회 안건에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발전설비 현황조사표 보고’가 포함됐으나 이날 오전 이관섭 사장 지시로 제외됐다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실이 전했다.

이 안건은 정부가 신규 원전 6기 백지화와 월성 1호기 폐로 시기를 8차 수급계획에 명시하기로 함에 따라 한수원이 자사 발전설비 현황을 조사한 내용을 보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추가 검토가 필요해서 안건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수원이 발전설비 현황과 함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을 논의하려다가 부담을 느껴 미룬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수원 노조는 전날 입장자료를 내고 “이 안건이 정부가 발표한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으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로하겠다’는 원전 축소 정책 추진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간주해 안건에서 제외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월성 1호기를 조기 폐로해도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려고 발전설비 현황을 조사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는 “이사회에서 한수원 노조의 요구사항을 무시한 채 안건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사회를 원천봉쇄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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