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선행 우연하게 알려져

울산의 한 마을버스 운전기사가 운행 도중 목격한 상가 화재를 재빨리 진화하고 다시 버스를 몰고 자리를 떠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남몰래 선행을 실천한 주인공은 무거교통 소속 김민규(33·사진) 기사. 그는 지난달 31일 오전 6시50분께 운행 도중 무거시장에서 쇠정사거리 정류소 사이 상가건물 1층의 한 음식점 화재를 목격했다.

곧바로 버스를 세운 뒤 차량 내 소화기를 들고 뛰어나가 불길로 향해 소화기를 뿌렸다. 불길을 완전히 잡지 못하자 다른 차량의 소화기를 빌려 2차 진화에 나섰다.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면 불길이 확대될 수도 있었다. 김 기사는 불을 끈 뒤 자신의 선행을 알리지 않고 다시 버스 운행에 나섰다.

화재 현장에 도착한 무거119안전센터는 건물주가 불을 끈 것으로 알고 있었고, 건물주는 누가 진화했는지 모르는 상태로 화재 사고가 마무리됐다.

그의 선행은 울산시가 대중교통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실시한 CCTV 확인을 통해 밝혀졌다.

시가 무작위로 고른 CCTV 영상에 김 기사의 화재 진화 기록이 그대로 찍혀 있었던 것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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