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수해 영향 분석 최종보고

대암댐 비상여수로 가동이 큰영향

방지책엔 저수지 수위조절안 제시

반천현대, 용역결과 바탕 소송계획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내습 당시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 반천현대아파트 침수 사고는 대암댐의 수위 조절을 위해 설치한 비상 여수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천아파트측은 이를 토대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울주군은 지난 17일 반천현대아파트 수해영향 분석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아파트 침수피해 원인 분석과 개선대책 수립 등을 논의했다. 용역을 수행한 한국수자원학회는 아파트 주민들이 지적한 대암댐 비상 여수로, 아파트 인근 반천산업단지, 태화강 우안 제방 등의 영향에 따른 피해원인을 연구했다. 비상 여수로는 홍수로 인해 기존 수로가 감당하지 못하고 댐 물이 넘쳐나는 등 비상 상황 시 물을 방류해 댐 수위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수로다.

용역 결과 대암댐 비상 여수로의 가동이 침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 비상 여수로가 가동된 당시의 침수심(물이 잠기는 높이)은 1.60~0.98m에 달했지만, 비상 여수로가 없을 때를 가정한 침수심은 0.82~0.91m가량으로 낮아졌다. 태화강 우안 제방과 반천천 유역의 상류에 조성된 반천산업단지가 아파트 침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침수 원인으로 당시 강우량이 꼽혔다. 태풍 차바가 닥친 지난해 10월5일 삼동관측소가 측정한 24시간 강우량은 319㎜였지만, 1시간 동안의 강우량은 131.5㎜로 나타났다. 짧은 시간에 집중된 호우는 결과적으로 태화강 홍수량을 많이 증가시켜 침수피해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발방지 대책도 제시됐다. 먼저, 하천의 시설기준을 초과하는 비가 오면 대암댐과 반천산업단지에 있는 저수지 수위를 떨어뜨리는 등 홍수가 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이 나왔다. 또 반천천과 태화강이 만나는 지점의 제방을 높이고, 아파트 단지 입구와 지하주차장 출입구에는 차수문을 설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검토됐다.

한편 반천아파트측은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100억원 규모의 손배 소송에 나선다. 소송 대상은 대암댐 여수로를 설치·운영한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하천관리를 맡고 있는 울산시와 울주군 등 4곳이다. 변호사는 선임된 상태다.

이병관 반천아파트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유리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용역기관이 책임소재 기관을 밝히지 않은 부분은 안타깝지만, 결과를 보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며 “차량 600여대, 아파트 피해 복구비 등 50억원과 정신적 피해 보상 50억원 등 소송규모는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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