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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정명숙의이슈인터뷰
[정명숙의 이슈 인터뷰]건축 ‘투자의 대상’ 아닌 ‘삶의 가치 담는 공간’(4)신재억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울산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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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0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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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건축문화제 총괄위원장과 울산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울산의 건축문화 형성에 앞장서고 있는 신재억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가 그가 설계한 울산대학교 건축관에서 울산 건축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올해 울산시건축문화제 첫발
지속성 위해 문화제 조직 구성 강조

도시재생, 지속가능한 동네 만드는 것
서울 성미산마을처럼 주민이 나서야

울산도 공공건축사제도 도입해
도시환경 살리고 젊은 건축가 육성을


‘건축문화’라는 말이 무색했던 울산에서 지난해 ‘대한민국 건축문화제’가 열렸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울산시건축문화제’가 첫발을 내디뎠다. 기대 이상으로 관람객이 많았다. 건축문화에 대한 울산시민들의 인식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울산대학교 건축학부가 있었다. 울산대학교 출신의 건축가들은 물론이고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건축문화제의 총괄위원장으로, 제1회 울산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으로 행사를 이끌었던 신재억 교수를 만나 건축문화제의 성과와 울산의 건축문화를 진단해본다.



-건축은 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아름다운 도시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다. 2년 연속으로 열린 건축문화제가 시민들에게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

“울산은 건축문화의 수준이 높지 않다고 본다. 공업도시로 발달했기 때문에 공장을 짓는데 우선한 것 같다. 직장 때문에 각지에서 모여든 탓에 정주의식도 낮다. 좋은 건축물에 대한 열망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건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자는 것이 건축문화제 개최의 취지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보람이 컸다.”

-관람률도 높았지만 관람객들이 전시작품 하나하나를 매우 열심히 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집, 울산’이라는 주제가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다. 특히 은퇴자들이 많은 도시이므로 점포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울산건축사협회, 울산건축가협회 등 건축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보기 좋았다. 울산대 교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건축문화 조성이라는 취지에 모두가 마음을 모았다. 예전에는 학과분위기가 교육에 우선을 두었으나 근래 들어서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 특히 건축이 좋아지는 일에는 적극 참여하고자 한다. 지역사회 봉사는 교수의 직분 중 하나다.”

-건축문화 조성의 첫 단추가 됐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2년 연속으로 같은 분들이 참여하다보니 참여작가들의 부담이 컸다. 평상시 하던 작업을 전시할 수 있는 방안, 새로운 사람들의 참여 등에 대해 고민 중이다. 지속성을 위해서는 문화제를 위한 조직이 필요하다. 부산에는 건축문화제위원회가 있다.”

-울산은 도시가 된지 60여년이다. 광역시로 승격한지도 20년이다. 도시환경에 있어 개선돼야 할 점이 많지 않은가.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아름다운 도시들도 처음부터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었다. 건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바꾸어 나간 것이다. 우리도 바꿀 시점이다. 먼저 건축주가 건축을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담는 그릇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 다음 시공도 중요하고, 건축행정도 중요하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도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됐다. 방향설정이 잘 되고 있는가.

“20년이 지나면 노후주택으로 분류하는데 현장을 나가보면 거의 새 건물처럼 보인다. 건물을 새로 짓거나 주차장을 만들고 담장을 새로 하는 것이 도시재생은 아니다. 지속가능한 동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취지다. 때문에 주민참여와 주민주도가 필수다. 주민협력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거기에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 부산 감천마을처럼 보여주기식 도시재생이 돼서는 안 된다. 당장 물질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전체가 좋아지는 것을 생각하면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 성공사례가 드물긴 하지만 서울 성미산마을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 삶의 질을 바꾸는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

-건축은 한번 잘못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도시환경, 옆집이나 길 등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제는 혼자 달랑 자기 집만을 짓는 시대는 아니다. 점점 더 건축의 공공적 측면이 중요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시골에 집을 짓고 살면서 자연과의 조화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혁신도시가 기대에 못 미친다.

“도시설계가 제대로 안 됐다. 경기도 파주의 출판단지나 헤이리예술마을 등은 건축가가 도시설계를 했다. 전체적으로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는 건축적인 도시설계가 필요하다.”

-서울시에는 총괄건축사가 있다. 아름다운 도시환경을 위해 필요한 제도가 아닌가.

“총괄건축사가 있으면 도시의 방향을 잡아줄 수 있다. 총괄건축사도 필요하지만 몇몇 도시에 있는 공공건축사제도를 도입했으면 한다. 젊은 건축가 몇몇을 공공건축사로 선정, 작은 공공건물들을 맡기는 것이다. 젊은 건축가 육성과 도시환경,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된다.”

-울산에서도 현상설계가 많아지면서 눈에 띄는 외형을 가진 건물들이 많아지고 있다.

“현상설계에는 장단점이 있다. 응모자들은 당연히 특색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심사위원회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어 때론 당선작이 적합하지 못한 건물로 정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울산에서 현상설계를 하면 응모작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현상설계의 목적은 다양한 대안들 중에서 좋은 안을 뽑는 것인데, 어쩔 수 없이 당선작을 결정할 경우도 있었다.”

-울산에도 시민들의 자긍심을 심어줄 만한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랜드마크는 누구나 정신적으로 고향을 느끼게 하는 건축물이다. 울산의 중심에 짓는 시립미술관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당선작은 동헌 및 객사 자리와의 연결성이 좋았다. 상징성이 있는 건물이 되면 좋겠다. 주변이 전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예정인 점이 걱정이다.”

-경주·포항의 지진으로 건축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울산지역의 건축물들도 지진 대비가 필요하다. 80, 90년대까지 지어진 건물들은 대부분 지진 대비가 돼 있지 않다. 당시에 지어진 조적조의 경우 벽돌을 본 구조에 연결하지 않고 지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지진에 취약하다. 삼산 지역 등은 연약지반이어서 기초를 단단히 하지 않은 경우에는 문제가 예상된다. 보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건축적으로 봐서 울산의 미래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산업구조개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공업도시로 계속적 성장은 어렵다. 인구가 계속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팽창 위주의 도시계획이 아닌 적절한 규모에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의 경우 공장을 재생해서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사례가 많지만 울산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있도록 튼튼하게 지은 공장이 없어 보인다. 지금은 공단과 주거공간이 분리돼 있으나 공장의 변화에 따른 주거 공간의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산업 재편에 대비를 해야 한다.”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신재억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울산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

▶신재억 교수는

1979년부터 울산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공과대학 학장보와 건축학과 학과장, 건축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설계 대표작으로는 울산대학교 예술관·아산도서관·건축관, 울산 남구의 울산병원, 명안과 등이 있다. 한국건축가협회 울산지회장과 울산건축도시포럼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6 대한민국건축문화제 총괄위원장, 제1회 울산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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