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용병 회사인 미국의 민간군사업체 '블랙워터' 창업자 에릭 프린스.

세계 최대 용병 회사인 미국의 민간군사업체 ‘블랙워터’ 창업자가 리비아 난민 사태 해결을 위해 사설 경찰을 투입하자는 제안을 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블랙워터’ 창업자 에릭 프린스는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과 밀입국업자를 막기 위해서는 리비아 남부 국경을 따라 경찰을 배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프린스는 그가 회장으로 있는 보안, 물류업체 ‘프런티어 서비시스 그룹(FSG)’은 리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는 수십만 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상대적으로 쉽게 차단, 수용하고, 본국으로 송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는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주요 출발지로, 매년 수만 명이 전 재산을 팔아 마련한 돈을 갖고 리비아 국경을 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리비아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밀입국업자에게 돈과 몸을 맡긴 사람들은 배를 타지도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한 채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은 리비아에 도착한 아프리카 난민들이 밀입국업자들에게 붙잡혀 인간시장에서 수십만 원에 거래되는 장면을 보도해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프린스는 “수단, 차드, 니제르 등에서 오는 이들을 상대로 한 인신매매는 일종의 산업”이라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남부 국경을 따라 리비아 국경 경찰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계획은 불법 난민 차단을 위해 리비아발 유럽행 경로인 지중해에 해상 순찰 지원을 강화하려는 유럽연합(EU)의 계획보다 “인도적이고 전문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린스는 또 현재 EU가 불법 난민 차단을 위해 들이는 비용의 아주 일부만으로도 자신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유럽 국가의 지원을 받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단속에 적발돼 리비아로 송환된 난민들이 구타와 고문, 성폭행 등 인권 유린을 겪고 있으며,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들의 최대 관문인 이탈리아가 난민들의 발을 리비아에 묶어 놓는 대가로 지역 민병대에 은밀히 돈까지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인물로, 트럼프 대선캠프나 인수위원회에서 공식적인 직함을 갖고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캠프에 25만 달러(약 2억 7000만 원)를 기부한 주요 후원자다.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의 남동생이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도 잘 아는 사이다.

미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출신인 프린스가 창업한 블랙워터는 2007년 이라크에서 비무장 이라크인들을 폭격해 논란을 빚은 용병 회사로, ‘전쟁 주식회사’로도 불린다.

그는 2010년 블랙워터를 매각한 후 홍콩에 본사를 둔 FSG 회장으로 변신했다.

앞서 프린스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사설’ 공군 설립과 운영을 제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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