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백운산

▲ 백운산 정상에서 ‘야호!’하고 소리를 외치면 맞은편 천황산(사자봉)까지 메아리가 울려 퍼진다. 동쪽으로는 능동산 주능선이 천황산까지 한일(一)자처럼 이어지고, 얼음골 케이블카가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운문산, 남쪽엔 구천산을 앞가슴에 품고, 북쪽으로는 가지산이 버티고 있다.

정상부근엔 온통 진귀한 기암괴석 경관 빼어나
동쪽으로는 능동산·천황산·얼음골 케이블카 있고
서쪽엔 운문산, 남쪽엔 구천산, 북쪽엔 가지산 펼쳐져
산 동쪽엔 호박소, 산허리에는 구룡소폭포 품고 있고
남쪽 백운슬랩은 산악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백련사 오른쪽 출렁다리 건너 쇠점골도 가볼만

백운산(百雲山)은 산 전체가 한 조각의 흰 구름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규모는 작지만 중국의 황산(黃山)과 비교할 만큼 근교 산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정상 부근에는 온통 기암괴석으로 경관이 빼어나고, 등산로는 짧지만 스릴이 있고 경치 좋은 바위능선 길로 이어져 있다. 산의 동쪽 용수골에는 유명한 호박소가 있고, 산허리에는 구룡소폭포가 있으며 서쪽에는 우리나라 굴지의 산내 중석광산이 있고, 남쪽 백운슬랩은 산악인들의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끓어지지 않는 곳이다.

▲ 백운산 호박소.

백운산은 영남알프스 주봉인 가지산에서 운문지맥으로 갈라지는 기점 중간쯤에서 밀양 얼음골 방향으로 자리하고 있는 독립봉이다. 백운산 가는 길은 언양에서 옛 24번 국도를 따라 석남터널을 지나 밀양방향으로 5분쯤 가다보면 U자 모양으로 도로가 휘어지는 지점이 있다. 이곳은 호박소계곡 입구의 삼양교 다리가 있는 곳이다. 삼양교 다리를 지나면 곧바로 호박소계곡을 알리는 표지석과 가지산 도립공원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왼쪽으로 기도원 입간판이 보이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형주차장 (구)제일농원이 나온다.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농원형태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어 출입이 통제되었으나 지금은 출입이 자유롭다. 계곡을 건너면 10여m 전방에 공중 화장실이 보이고, 화장실을 기준으로 왼쪽은 구룡소폭포가 있는 주례골 이고, 오른쪽은 용수골로 가지산 중봉으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 백운산과 백운슬랩.

백운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왼쪽 주례골 방향이다. 왼쪽 등산로를 따라 계단과 비탈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 되는 셈이다. 잠시 후 비탈길은 너덜 길로 바뀌고 곧이어 철 계단 길로 접어든다. 계단을 따라 쉬엄쉬엄 10여분정도 오르다보면 30~40여m 아래 길게 뻗어 있는 폭포가 보인다. 경사가 70~80도에 이르고 길이가 40여m에 이르는 구룡소폭포다. 구룡소폭포는 약간 누운 폭포로 매끈한 화강암을 타고 폭포수가 용(龍)비늘처럼 흘러내린다. 구룡소 폭포는 옛날 이곳 소(沼)에 아홉 마리의 용(龍)이 살았다 하여 붙어진 이름으로 우기 때에는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 장관을 연출하여 이 골짜기에서 숨어 지내든 아홉 마리 용(龍)이 물길을 따라 승천하는 느낌을 가지게 해준다. 그러나 건기 때에는 암벽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곳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오르면 길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오른쪽은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등로와 연결되고, 왼쪽은 백운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이다. 갈림길에는 움막형태의 집터(옛 암자)가 있는데 눈여겨 봐 둘 필요가 있다. 호박소에서 백련사를 거처 백운산을 오른 뒤 하산 길로 이곳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길이 연속된다. 안부에 올라서면 용수골과 가지산 중봉, 운문산, 능동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지고 발아래에는 국도 24호선과 얼음골 사과 단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백운산 정상까지는(0.49km) 10분 거리에 있다. 조금 뒤 백운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은 커다란 암반으로 형성된 바위위에 정상임(885m)을 알리는 작은 표지석이 이방인을 맞아준다.

산 정상에서 ‘야호!’하고 소리를 외치면 맞은편 천황산(사자봉)까지 메아리가 울려 퍼진다. 동쪽으로는 능동산 주능선이 천황산까지 한일(一)자처럼 이어지고, 얼음골 케이블카가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운문산, 남쪽엔 구천산을 앞가슴에 품고, 북쪽으로는 가지산이 버티고 있다.

길을 따라 하산하다 보면 거대한 반석모양의 전망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백운산 암릉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군데군데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진귀한 기암괴석과 그 사이에 고고하게 자라고 있는 한 그루 소나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듯한 바위 능선은 신기하다 못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에 매료되어 한발 한발 내려 오다보면 또 다른 전망대가 기다린다. 최근 밀양시에서 설치해 놓은 각종 안전시설 덕분에 어렵지 않게 내려갈 수 있다. 철 계단까지 12분, 다시 단식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안부까지는 5분이 더 걸린다.

진행 방향 왼쪽으로 시원하게 흘러내린 백운슬랩 과 암릉이 눈길을 빼앗고 왼쪽으로 구비치는 24번 도로와 그 너머의 가지산 자락, 호박소계곡, 휴양지 주차장 등이 발길 아래로 펼쳐진다. 철 계단 아래는 과거 초보자들이 애를 먹었던 직벽이 있다. 이곳에서 곧장 내려서면 24번 도로와 맞닿는다. 백운슬랩을 찾아 가려면 삼양마을(분기점에서 0.4km)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오른쪽으로 트래버스(traverse)로 나가야 한다. 24번국도로 방향으로 내려선다.

▲ 진희영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길을 건너면 많은 시그널이 걸려있는 모습이 보인다. 시그널이 있는 비탈길 아래로 내려서면 백련사가 나온다. 백련사를 기점으로 오른쪽은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는 승강장과 얼음골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쪽은 호박소와 쇠점골로 이어지는 등로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백련사를 둘러본 뒤 오른쪽 출렁다리를 건너 석남터널까지 이어지는 쇠점골로 가도 좋다. 쇠점골은 옛날 밀양과 울산 지역을 넘나들었던 우리 선조들이 말들의 편자를 갈아 끼워다는 대장간과 술을 팔던 주막이 있었다고 전해져 오는 곳이다. 쇠점골의 계곡길은 물길과 같은 방향으로 등로가 이어져 걷기가 참 좋다. 오천평반석을 비롯한 선녀탕, 형제폭포등 크고 작은소(沼)가 연이어 나타나는 계곡은 그 길이가 8km에 이른다.

백련사에서 원점 회귀를 하려면 호박소를 구경한 뒤 호박소 옆 등로를 따라 올라가면 처음 출발한 지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여름 장마가 지나간 뒤 구룡소폭포와 호박소의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때의 추억을 두고두고 간직할 것이다. 진희영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산행경로
호박소 휴양지(구)제일관광농원→구룡소폭포→백운산, 가지산 갈림길→백운산→백련사→호박소→원점. 약 4시간 소요.

◇찾아가는 길
승용차:울산~석남사(24번국도)~석남터널~호박소(용수골)주차장, (구)제일관광농원 휴양지 주차장에 주차.
시외버스:언양→석남사(24번국도)→호박소(용수골)주차장. 석남터널~밀양(하루 6회 운행) 밀성여객

◇먹거리와 숙박
석남사입구 시인과 촌장:비빔밥, 항아리수제비, 전통차, 장떡, 민속주.
석남터널입구 호남상회:잔치국수, 찹쌀수제비, 파전, 동동주 등.
아이스밸리 리조트:밀양시 산내면 남양리 1-5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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