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측 “유족 간 작품소유권 갈등으로 작품확보 불가능 판단”

▲ 고 천경자 화백의 장녀 이혜선(오른쪽 첫 번째) 씨가 지난 2015년 12월 11일 부산 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 동원장보고관 리더십홀에서 천 화백의 작품과 소장품을 부경대에 기증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경대가 추진하던 고(故) 천경자 화백 기념미술관 건립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부경대 관계자는 18일 “천 화백의 작품을 놓고 유족 사이에서 소유권 문제가 깨끗하게 정리되지 않아 앞으로 상당 기간 작품 확보가 쉽지 않아 보여 기념미술관 건립 계획을 사실상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경대는 미술관 건립에 앞서 마련한 임시전시실은 학내 박물관 기획전시실로 용도를 변경할 방침이다.

내년 예산에 천경자 기념미술관 건립과 관련한 예산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부경대의 천경자 기념미술관 건립 사업은 2년 만에 폐기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부경대는 2015년 12월 11일 천 화백의 장녀 이혜선 씨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천경자 기념미술관 건립 계획을 밝혔다.

이씨가 가진 천 화백의 드로잉과 미완성 작품 1000여 점, 개인 소장품 3000여 점을 부경대에 기증하고 부경대는 2020년까지 대연캠퍼스에 60억 원을 들여 총면적 1320㎡의 천경자 기념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미술관 개관에 앞서 임시전시실을 마련해 천 화백의 채색화와 드로잉 등 66점을 전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학 측과 이 씨 측은 임시전시실 항온·항습 시설, 환풍구 설치 문제로 갈등을 빚었고 이후 업무 추진은 사실상 중단됐다.

부경대 관계자는 “미술관 건립 계획 발표 이후 천 화백의 또 다른 유족이 이씨가 가진 작품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했다”며 “앞으로 작품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서 미술관 건립을 더는 추진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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