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선수단 좋은 결과를”
진천선수촌 수영센터 이색봉송
레슬링 선수 밧줄타기도 선보여

▲ 20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이색 성화봉송 행사에서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안세현이 물속에서 성화를 들고 수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색 성화 봉송의 마지막 주자는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안세현(22·SK텔레콤)이었다.

진천선수촌 웰컴센터~벨로드롬~웨이트트레이닝장을 돌아 수영센터에 이른 성화를 안세현이 어떻게 옮기느냐에 관심이 쏠렸다.

앞서 선수촌을 돈 4명의 주자는 여느 성화봉송 주자와 마찬가지로 흰색 털모자와 노란색이 가미된 흰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뛰었다.

그러나 안세현은 ‘인어’답게 물 속에서 성화봉을 건네받았다.

지난달 1일부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일인 내년 2월9일까지 101일간 우리 땅 2018㎞를 도는 7500명의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 중 공식 유니폼을 입지 않은 주자는 아마도 제주도 해녀들과 안세현뿐일 것이다.

옆 레인에서 막대풍선을 두드리던 수구, 경영 선수들의 환호성과 함께 안세현은 옆으로 누워 오른손으로 성화봉을 치켜들고 왼손으론 앞으로 물살을 가르며 나아갔다.

성화를 꺼뜨리지 않고 레인을 따라 안세현의 봉송 장면을 담던 취재진을 위해 안세현은 동네 수영에서나 보는 ‘횡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얼굴 하나 가득 미소로 채운 안세현은 우아하고 여유롭게 성화를 옮기다가 50m 레이스 막판에는 배영으로, 터치 패드를 찍기 전엔 평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안세현은 “성화봉을 뛰는 줄 알았다가 어젯밤에서야 수영하면서 성화를 옮긴다는 얘기를 듣고 오늘 아침에 리허설도 했다”면서 “옆으로 하는 수영은 놀러갈 때 말고는 해본 적이 없다”며 웃으며 말했다.

그는 “성화를 들고 동계 종목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한 시간을 생각해봤다”면서 “그들이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파이팅 있게 성화 봉송을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안세현은 “성화는 4년의 목표를 향해 (불을) 꺼뜨리지 않고 달려나가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면서 “아직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저를 성화봉송 주자로 선정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의젓한 소감을 밝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성화 봉송주자 김현우를 중심으로 한 레슬링 선수 8명의 밧줄타기, 체감온도 영하 10℃를 훌쩍 넘기는 맹추위에도 흰색 펜싱 훈련복 하나만 걸치고 검으로 아치를 그려 성화를 반긴 펜싱대표 선수들, 조호성 감독과 38명의 사이클 대표선수들이 선사한 성화 벨로드롬 레이스는 동계 태극전사들에게 재미와 기(氣)를 한꺼번에 전달해 준 깜짝 이벤트였다.

우리 땅에 30년 만에 온 올림픽 성화는 전국 8도 곳곳의 특색과 다양한 볼거리를 엮는 이벤트로 국민의 눈과 귀를 잡아 올림픽 분위기를 확산하는 기폭제 노릇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