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이 며칠 남지 않앗다. 개인적으로 지나간 한해를 돌이켜보니 본보의 기획물 ‘울산청년문화열전’ 취재를 위해 만났던 이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 8월부터 무용가, 비보이, DJ, 축제기획자, 뮤지션, 마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문화예술가들을 만났다. 작업실 혹은 공연장, 카페, 조그만 선술집 등 직업만큼이나 특색있는 공간에서 그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 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젊어서 20대 시절에는 보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자 서울로, 더 넓게는 해외로 나가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 고향인 울산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작품을 펼쳐보이고 있다. 작지만 그들의 삶과 경험이 담긴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패턴의 그들 삶 속에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가 직면하는 공통된 문제점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공연계에 만연한 ‘단가 후려치기’다. 갑을관계에 있는 대기업과 하청업체들 뿐만 아니라 공연계에도 이런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와 행사들이 그렇다. 공연기획사 등이 지자체로부터 행사를 맡아 진행을 하면서 예술인들에게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한 예술인은 “예산을 핑계로 자꾸 행사비를 낮추기만 하는데, 실질적으로 기획사가 남기는 비용이 크다”며 “20만원의 행사비를 받으면 그에 부합하는 퀄리티의 공연을 준비한다. 그러면 지역의 공연예술은 계속 그 정도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정된 예산을 핑계로 공연예술계가 스스로 지역 아티스트들의 역량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결코 자신의 창작활동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과 더불어 울산의 문화예술계를 조금씩 이나마 바꿔나가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만나왔던 청년문화예술가들의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우사 문화부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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