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봉희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 회장

생태환경도시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태화강은 십리대숲과 태화강대공원, 태화루 등 이미 갖춰진 모습만으로도 자랑할 만한 훌륭한 생태공원이다. 이런 태화강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국가정원이 되기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울산시가 내년 상반기 태화강 국가정원 신청을 위해 이달부터 20만 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울산녹색포럼이 공동 주관해 태화강을 국가정원 제2호로 지정받기 위해 시민들의 역량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문재인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지만 울산이 생태환경도시에서 생태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

국가정원 지정은 ‘수목원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녹지 30만㎡ 이상에 전통, 문화, 식물 등 서로 다른 주제별 정원 5종 이상과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익시설이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태화강은 이미 이러한 기본 조건은 충분하지만 국가정원으로서의 면모를 얼마나 갖췄느냐가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최근 태화강에는 큰 행사가 잇따라 성공적으로 열려 국내외에 주목을 받았다. 10월에 열린 태화강 가을국향 축제에는 4000만 송이의 다양한 국화 속에 십리대숲걷기행사와 스탬프투어, 공연 등이 열려 20만명이 행사장을 찾아 성황을 이루었다. 11월에 열린 ‘제8회 아시아버드페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조류 관련 국제행사로,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를 포함해 유럽, 아프리카 등 22개국 관계자들이 울산을 찾았다. 이들은 특히 태화강 탐조대회를 통해 하늘을 뒤덮은 수 만 마리의 떼까마귀가 군무를 펼치는 장관을 보고 태화강과 울산의 자연환경에 대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울산시는 태화강대공원과 철새공원, 태화강 일원 128만㎡을 국가정원으로 신청할 계획이다. 이 구역에는 십리대숲과 태화루, 대나무생태원, 작약원, 무궁화정원, 나비생태원, 초화원, 철새공원 등이 있어 국가정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또한 매년 봄꽃대향연, 가을국향 등 계절별로 태화강대공원을 수놓는 꽃 축제가 열리고, 다양한 문화행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이 되면 한 해 약 4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효율적으로 정원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정원 지정으로 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울산의 도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국가정원 제1호인 순천만은 2014년 지정된 이후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매년 봄꽃축제를 시작으로 여름철 물 축제, 가을철 갈대축제 등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가 열려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과 3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정원 지정과 함께 내년부터 2022년까지 국비와 시비 등 340억 원을 들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녹색정원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할 울산의 문화광광자원도 풍부하다. 중구의 역사도시 조성과 마두희축제, 남구의 고래축제, 동구의 울산대교와 대왕암 해안경관, 북구 쇠부리축제, 울주군 산악관광과 옹기축제 등은 연중 태화강과 울산 곳곳을 이어주는 관광 고리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낙관할 수는 없다. 태안(안면도), 경주(화랑정원), 영월(연당구곡), 부안(수생정원), 담양(죽녹원) 등이 산림청으로부터 지방정원으로 선정되면서 국가정원이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역시 서귀포시 국유지를 국가정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금까지 태화강을 생태하천으로 탈바꿈시킨 저력을 바탕으로 행정(환경녹지)이 체계적으로 환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태화강은 죽음의 강에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나면서 시민들에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자긍심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다. 태화강에는 식물과 동물이 모여들고 시민들이 즐겨 찾으면서 도시의 활력을 되찾아주었다. 또 한 번 태화강의 기적을 만들어 줄 국가정원 지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울산시와 산·학·시민단체·시민들이 역량을 서명운동으로 꽃피운다면 살기 좋은 도시, 아름다운 정원도시 울산의 새로운 모습이 펼쳐질 것이다.

한봉희 울산환경사랑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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