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형석 경제부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7년 정유년이 가고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2017년 울산 경제는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부진 속에 힘든 한해를 보냈다. 3대 주력산업 중 정유·화학이 역대급 호황을 보냈음에도 불구, 조선에 이어 자동차마저 흔들리면서 울산경제는 수년째 깊은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한 해 산업현장과 기업인, 중소상공인들을 만나 취재할 때 마다 이구동성으로 들은 말이 “경기가 너무 안좋다”였다. 사실 “경기 안 좋다”는 말은 십수년 전 부터 있어온 말이나 지난해만큼 그 문구가 와 닿고 체감적으로 느낀적이 없다는 게 기업인과 상공인, 시민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실제 이 같은 체감경기불황은 각종 조사결과 및 통계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우선 2017년 11월말까지 울산 수출액은 613억달러로 전년 동기(596억) 대비 2.8%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국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6.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뒤쳐진 셈이다.

수출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자동차와 선박 판매량 감소였다. 2017년 11월까지 현대차의 중국시장 누적판매량은 33.3% 급감했고 미국시장도 12.7%나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8.4% 감소했다.

산업단지 가동률을 보더라도 울산·미포산업단지의 정유·석유화학 업종은 85.7%로 10년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자동차(76.9%)와 조선(41.9%)은 가동률이 30~40%P 이상 크게 떨어졌다.

양대주력산업의 부진은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 구조조정과 협력업체 폐업 등은 일자리 감소와 인구유출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2017년 울산의 인구 순유출은 1만899명에 달했고, 울산의 연평균 실업자도 2만2000명에 달해 3년전 1만2000명에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양대 주력산업의 불황속에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의 노사갈등으로 협력업체와 중소상인 등은 더 힘든 한해를 보내야 했다.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유가 오름세 속 글로벌 조선경기가 점차 살아나면서 현대중공업이 2017년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또 연말 극적으로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무술년, 울산 경제의 재도약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한해다. 노사는 물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 뜻으로 울산경제의 재도약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차형석 경제부 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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